KPGA 투어 역대 최고령 우승, 통산 17승
1차 연장서 환상적인 어프로치 샷 선보여
‘탱크’ 최경주(54)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웠다.
최경주는 19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2024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최종 라운드서 3타를 잃는 바람에 박상현의 추격을 허용했으나 2차 연장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만 54세 우승은 KPGA 투어 역대 최고령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05년 KT&G 매경오픈에서의 최상호(50세 4개월 25일).
새로운 역사를 쓴 최경주는 이 대회에서만 네 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자신의 KPGA 투어 통산 승수 역시 17승으로 늘렸다.
여기에 KPGA 투어 출전 100번째 대회 만에 17승이라는 압도적 행보를 이어가며 자신이 왜 한국 남자 골프의 전설인지를 몸소 입증했다.
우승을 확정한 최경주는 인터뷰서 “올해가 주최사인 SK텔레콤 창립 40주년이다. 정말 큰 성원 속에서 이렇게 우승하게 돼 기쁘고 감정을 설명하기 어렵다”며 “1차 연장에서의 두 번째 샷이 물에 들어갔다고 생각했는데 갤러리의 반응을 보니 공이 살아 있을 것이라 느꼈다. 조그마한 섬에 공이 있었고 이후 파로 막아낸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은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다”라고 밝게 웃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공 앞에 돌이 30cm 정도 튀어 나와 있었다. 54도 웨지로 샷을 하려고 했는데 돌에 부딪힐 것 같았다. 캐디도 54도보다는 59도 웨지를 추천했다. 샷을 해 공을 좀 밀면서 스핀 없이 그린 위에서 굴러가게 의도했다”라며 “이 ‘아일랜드 샷’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위치에 있던 것이 안 믿어진다. 정말 극적으로 우승했다”라고 설명했다.
우승으로 이어진 18번홀 작은 섬은 핀크스GC의 랜드 마크가 될 것이 자명할 터. 최경주는 이 섬에 대해 “‘K J CHOI 아일랜드’로 붙이고 싶다”라고 밝혔다.
전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오늘 그린이 상당히 어려웠다. 그래서 플레이하는데 혼선이 왔다. 최종일 오버파를 많이 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분명히 누군가 치고 올라올 것 같았다”며 “후반으로 갈수록 몸 상태가 부담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 홀 한 홀 버텼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후배들에 대한 사랑도 잊지 않았다. 특히 연장 명승부를 펼친 또 다른 베테랑 박상현과 나눈 대화에 대해서는 “내게 ‘우승 축하한다. 생신도 축하한다’고 이야기했다. 정말 후배 선수들이 좋은 경기 보여줬고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항상 후배들에게 고맙다. 그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힘이 난다”며 “후배들 또한 이 코스를 정복하고 싶고, 도전 속에서 분명 배운 것이 많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경주의 도전은 계속된다. 그는 “내일 출국해 ‘시니어 PGA 챔피언십’ 대회에 출전한다. 이후 격주로 규모가 큰 대회에도 나설 계획이다. 전에도 이야기했듯이 올해 목표는 이번 시즌 PGA 챔피언스투어 상금순위 TOP10 진입이다. PGA 챔피언스 투어도 쉽지 않은 무대이나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50대 나이에도 여전한 기량을 유지하는 비결은 역시나 철저한 몸 관리였다. 최경주는 “알코올, 탄산 음료를 끊었다. 커피도 7일째 안 마시고 있다. 커피가 칼슘을 빼앗아 간다고 해서 그렇다. 가능하면 차를 마신다”라면서 “경기 시작 전 루틴은 일단 40분 정도 가볍게 운동을 한다. 스트레칭도 하고 테라피도 받는다. 이후 샷과 퍼트 연습을 한다. 퍼트 연습 같은 경우는 그린에 꼭 자를 놓고 한다. 자를 두고 퍼트 연습을 하면 경기 중 압박을 받을 때 정말 좋은 효과가 있다. 늘 연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근육이 빠진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경주는 중년 남성들에게 추천하고픈 몸 관리 비법으로 “일단 잘 먹어야 하고 술을 끊어야 한다”라고 웃은 뒤 “잠도 잘 자야 한다. 몸에 해가 되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꾸준한 운동도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