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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낙선에 친명·강성당원 '명심통일' 무산…이재명 연임 띄워 '명심재건' 박차


입력 2024.05.22 05:30 수정 2024.05.22 05:30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의장 경선, 우원식 '승'…명심 내세우던 추미애 '패'

'이재명 일극체제' 제동 당원 반발 극심, 탈당 파동

민주당, '당원중심 정당' '연합정치 실현' 명분 삼아

李 연임 포석 깔기…野 상당수 이재명 연임 공감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9일 오후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원과 함께-민주당이 합니다' 충청편 행사에서 당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청래 최고위원. ⓒ뉴시스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명심(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의중)을 내세운 추미애 당선인의 패배로 '이재명 일극 체제'에 상처가 났다. 이에 친명(친이재명)계와 강성 당원들은 오히려 이 대표 연임 찬성에 이구동성이다. 당 지도부에서도 '당원 중심 정당'이란 명심 체제 강화 명분을 내세워 당원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이 대표 띄우기에 한창이다. 이 대표만 결심한다면 오는 8월 실시될 전당대회에서 추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에 우원식 민주당 의원이 추 당선인을 누르고 선출되면서 당원들의 탈당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에 의하면 전날까지 1만여 명 이상이 탈당계를 신청했고, 최근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도 6~9%p 하락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맞서싸울 적합 인물은 추 당선인 뿐이라는 게 강성 당원들의 의견이었지만, 우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그를 뽑은 당내 의원 및 당선인들을 향한 분노 표출이라는 해석이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당원들이 의장 경선 결과에 반발하는 이유'를 묻자 "국회 본회의장에서 개원 연설하고 있는 윤 대통령 위에 추미애 국회의장이 앉아 있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라며 "(추 당선인이 국회의장이 되면) 낸시 펠로시 미국 전 하원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연설을 찢었던 그 장면, 그런 통쾌함을 선사해주시기를 바랐던 마음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앞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을 두 차례 주도했고, 4년 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전에서 항의 표시를 드러내고자 시정연설문을 찢어버렸다. 장 최고위원의 이같은 비유는 당원들이 문재인 정권 시절 법무부 장관이던 추 당선인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상황을 빗대 대통령과 맞서는 국회의장상을 기대했지만 무산된 데 대한 분노란 주장이다.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은 탈당 외에도 당 소속 의원들에게 '국회의장 선거에서 누구를 뽑았느냐'고 확인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 추 당선인을 뽑지 않은 의원 및 당선인 찾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국회에서 가결된 이 대표 체포동의안 사태와 같은 '색출 작업'에 나선 것이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당 지지율 하락 현상을 추 당선인의 경선 패배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정 최고위원은 같은 날 유튜버 김어준 씨의 유튜브 채널에서 "일부 강성 지지층의 극렬 행동이라면 이렇게 지지율이 빠지지 않는다. (당원) 80% 이상이 추미애 당선인을 지지했다는 것"이라면서 "이제 국회의원 중심의 원내 정당에서 당원과 지지자 중심의 대중 정당으로 가야 한다. 이제는 권리당원 (의견 반영) 비율을 높여서 권리당원들이 각 시·도당위원장도 선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당원 달래기에 나섰다.


정 최고위원이 강조하는 권리당원 의사반영 비율 확대, 당원 중심 정당의 최종 목표는 결국 이 대표 연임을 위한 포석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지난 2022년 8월 7일 오전 제주난타호텔 대연회장에서 열린 8·28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친명계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현재로선 이 대표 단일 리더십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도전할 경우 오히려 당이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고 했다.


이미 당내에선 이 대표 연임에 힘을 싣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총선 압승을 이끈 공적에다 추 당선인의 의장 낙선으로 의도했든 아니든 민주당이 연합 정치의 구색을 갖추게 됐다는 판단에서다.


박성준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윤석열 정권의 독주체제와 검찰 통치가 강화되는 모습"이라며 "확실하게 견제할 수 있는 야당의 리더십을 확보할 인물이 누구냐를 봤을 때, 이 대표라는 생각을 많은 의원이 같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당선인도 CBS라디오에서 "8월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는) 연임에 탄탄대로가 깔렸다고 본다"며 "당직과 원내대표에 이어 국회의장까지 명심(明心)을 그대로 반영해서 일사천리·일사불란하게 (당선)됐다고 하면 다양성이 없었을 것"이라고 봤다. 국회의장 선거에서 우 의원이 승리해 주류와 비주류를 아우르는 다양성을 확보한 만큼 이 대표 연임 부담은 줄었다는 의미로 보인다.


조승래 의원 역시 YTN라디오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우 의원이 입법부의 대표로서 대통령을 잘 견제하는 역할을 하실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이 대표 리더십에 타격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내 주류나 비주류 대부분에서 이 대표 연임을 원하는 분위기라 대표가 결심만 하면 될 일"이라며 "다만 이 대표 연임을 국민이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대선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라는 부분은 미지의 영역이고 전 국민의 시선을 고려해야 하기에 연임에 대한 고심은 어느 때보다 클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22대 전반기 국회의장에 선출된 우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민들과 당원들의 마음을 잘 알기에, 나 또한 새롭게 각오를 다진다"며 "민주주의의 후퇴, 삼권분립 훼손에 단호히 맞서 달라는 당심과 민심을 받들어 개혁국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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