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석 113석인데 5명 "찬성" 공언에도 반대 111표 확보로 부결
의원들에 문자 보내 감사 표해…"수사기관에서 신속·엄정한 결과 기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직후 맞이했던 '최대 고비'인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무사히 부결시키며 한시름을 놓았다. 국민의힘 의석이 113석인데, 당 소속 의원 5명의 당론 이탈과 '찬성표 행사' 공언에도 111표의 반대표를 확보한 것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표결을 마치고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당론으로 정했던 사안에 대해서 어긋남 없이 단일대오를 함께 해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채상병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기관에서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는 결과를 내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부쳐진 '채상병 특검법'은 재석 의원 294표 중 가결 179표·반대 111표·무효 4표로 부결됐다. 이로써 21대 국회에서 발의됐던 채상병 특검법은 최종 폐기됐다.
특히 국민의힘의 21대 국회 현 의석이 113석인데, 안철수·유의동·김근태·김웅·최재형 등 5명의 당 소속 의원이 당론 이탈과 '찬성표' 행사를 공언했는데도 결과적으로 111표의 반대표를 확보한 것은 추 원내대표 최대 공적으로 꼽히고 있다.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은 용산 대통령실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사안이라, 추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을 향해서도 면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이로써 향후 당정 관계도 더욱 수평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추 원내대표는 '일부 의원들이 뜻을 바꾼 것이냐'는 질문에 "비밀투표로 진행된 사안이기 때문에 투표 결과에 왈가왈부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여권이 아닌 야권에서 이탈표(반대표)가 발생한 것이냐는 질문에도 "원내대표로서 일방적인 해석을 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극도로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추 원내대표는 '채상병 특검법' 부결 직후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21대 마지막 본회의마저 민주당의 입법폭주로 얼룩졌다. 비상 상황에 우리 의원님들께서 단일대오로 뭉쳐 주신 덕분에 특검법이 부결될 수 있었다"라고 안도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수사기관이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여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도록 강력히 요구해 나가겠다"며 "나 역시 의원 여러분의 충정과 고뇌를 결코 잊지 않겠다"고 감사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