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 '尹 방지법' 회견 뒤이어
"버린다" "보내지 않았으면" 줄인증
曺 "사익 위해 거부권 오남용 대통령"
일각선 "난이 무슨 죄…잘 키우겠다"
정치검찰의 등장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윤석열 방지법'을 준비 중인 조국혁신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의원 당선 축하 난을 거부하는 '난(蘭) 거부 인증'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원 당선을 축하합니다'란 문구와 함께 보낸 축하 난 선물을 거부했다. 당에서 지침이 따로 내려왔던 것은 아니지만, 이후 조국혁신당 소속 의원들은 일제히 윤 대통령의 난 선물을 사양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선 조 대표는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보낸 축하 난 사진과 함께 "역대 유례없이 사익을 위하여 거부권을 오·남용하는 대통령의 축하 난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적었다.
원내수석부대표인 정춘생 의원 역시 "국회 입법권을 침해하고 거부권을 남발하는 대통령의 난을 거부한다"고 했다.
김준형 의원도 "윤석열 불통령실에서 보낸 당선 축하 난을 버린다"라고 적었다. 김 의원은 "밤새 와있어서 돌려보낼 방법이 없다"면서 "난은 죄가 없지만, 대통령의 불통은 죄"라고 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의 당선 축하 난에 '버립니다'라고 써붙인 뒤, 의원실 밖 의원회관 복도에 내놓은 사진을 첨부하기도 했다.
박은정 의원은 "난은 죄가 없다"며 윤 대통령은 비판하면서도, 난은 키우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박 의원은 "잘 키워서 윤석열 대통령이 물러날 때 축하난으로 대통령실에 돌려드리겠다"면서도 "향후 제출할 법안들과 직무 관련의 밀접성, 이해충돌 등이 있으니 이런 선물은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차규근 의원도 난은 키우기로 했다. 대신 화분에 부착된 축하 리본 중 '대통령 윤석열'이 적힌 부분은 따로 떼어냈다. 차 의원은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거부하는 그분은 바로 싹둑 잘라 거부하고, 국민의 혈세로 마련된 소중한 난은 잘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날 페이스북에 인증 글을 올리지 않은 조국혁신당 의원들 역시 의원실 앞에 난을 내놓는 등 거부 행렬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조국혁신당은 입법 원칙 및 방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한동훈 특검법' '윤석열 방지법' 관철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대통령 축하 난 거부 릴레이 인증을 하기 직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22대 국회는 더 많이 더 빨리 발의하기 위한 경쟁을 멈추고, 더 중요한 법안과 더 필요한 법안의 통과를 위한 경쟁을 시작해야 한다"는 결의를 다졌다.
이와 관련 강경숙 의원은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중대한 의혹이 넘치는데 수사기관은 지금껏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대상에 따라 '선택적 적용'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공정과 법치냐"라고 물었다. 또 "중요한 것은 정치검찰의 등장을 근본적으로 막는 일"이라며 "이를 위해 일명 '윤석열 방지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동훈 특검법'은 한 전 위원장의 검사·장관 재직 시 비위의혹 및 자녀 논문대필 등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한 윤석열 방지법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던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의 제기 및 유지권만 가지는 '공소청'을 설립하는 한편, 수사권은 여러 기관으로 쪼개 상호 견제하도록 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한편 이 같은 '난 거부 사태'가 일파만파하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등판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난이 무슨 죄가 있겠느냐'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난해하지만, 잘 키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곧 축하를 후회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여권에선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조국 대표를 향해 "공과 사는 구분해 달라"라는 일침을 날렸다. 박 의원은 "자신의 복수심에 정치를 오·남용하는 태도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역대 유례없이 대한민국을 분열시킨 것부터 국민께 사죄하라"라고 비판했다.
이어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난에 물을 주는 사진을 올리며 "대통령의 지지율도 쑥쑥 오르기를 바란다"며 "축하해 주셔서 감사하고, 야당과의 적극적인 협치를 부탁드린다"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