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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인구 14억' 아프리카로 외교지평 확대…"핵심 광물 협력 기반 마련"


입력 2024.06.03 06:00 수정 2024.06.03 06:00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탄자니아·에티오피아와 정상회담

한·아 정상회의 앞두고 AFP인터뷰

"韓 성공적 발전 경험 공유…아프리카 맞춤형 협력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협정 및 MOU 서명식에서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오는 4~5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앞두고 아프리카 정상외교 일정에 돌입한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계기에) 핵심 광물 관련 정보교류·기술협력·공동탐사 등 포괄적 협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회의는 우리 정부가 최초로 개최하는 아프리카와의 정상회의이자, 윤석열 정부의 최대 규모 다자 정상회의다.


윤석열 대통령은 2일 공개된 AFP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은 첨단 산업 제조 강국이지만, 원료 광물의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아프리카의 중요성에 비해 양측 간 교역 규모는 한국의 총 교역 규모의 1.9%에 그치고 있다"며 "양측 기업 간 교류를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프리카는 전기차 등 미래 산업에 직결되는 핵심 광물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전 세계 광물 매장량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백금 매장량의 89%, 크롬 80%, 망간 61%, 코발트 52% 등과 원유 10%, 천연가스 8%가 아프리카에 매장돼 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한국이 반세기 만에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하면서 쌓은 경험을 아프리카에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인프라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며 "도로·철도·공항·항만 등 인프라 건설부터 스마트 교통 등 스마트시티 시스템, 마스터플랜 수립 등이 포함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AFP 기사에 반영되지 않은 윤 대통령의 발언도 추가로 전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 간 협력과 연대를 통해서만 극복할 수 있는 초국경적 복합 위기에 직면한 지금, 한국과 아프리카의 협력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며 "아프리카의 풍부한 자원과 젊은 인구에 한국의 혁신적 기술과 경제 성장 경험을 결합하면 강력한 시너지를 발생시켜, 한·아프리카의 공동 발전과 미래 세대의 공동 번영을 향한 특별한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했다.


14억명의 인구를 갖고 있는 아프리카는 전체 인구의 60%가 25세 이하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나라다.


그러면서 "이번 정상회의에서 한국의 성공적인 발전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이를 기반으로 아프리카의 다양한 필요에 맞는 맞춤형 협력을 제공하는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하겠다"며 "아프리카 국가들이 '한국과 함께 하면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와 악수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이날 탄자니아·에티오피아 정상과 회담을 겸한 오·만찬을 잇따라 갖고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두 나라의 정상과 함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국제사회가 안보리 대북 제재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함께했다.


이날 오후 대통령실에서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과 만난 윤 대통령은 양국 간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 개시에 합의하고, 핵심 광물 공급망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뒤 오찬 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아프리카 국가 중 처음으로 탄자니아와 '경제동반자협정' 협상 개시를 선언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협정이 조속히 체결돼 양국 간 교역 품목 다변화와 교역량 증대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탄자니아 내 교량·철도 등 주요 인프라 구축에 한국 기업이 참여해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인프라 분야 협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자"고 했다.


하산 대통령은 양국이 올해부터 2028년까지 25억 달러 규모의 경제개발협력기금(EDCF) 기본약정을 체결하는 것을 평가하고,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탄자니아 경제 발전과 주민 생활 여건 개선을 위한 개발 사업에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또 "K팝과 K푸드·K드라마 등을 인상 깊게 느끼면서 즐기고 있으며 이번에 K호스피털리티(Hospitality·환대)에 대해서도 깊이 인식하게 됐다"고 했다.


양국은 회담을 계기로 '핵심광물 공급망 양해각서(MOU)'와 '청색경제 협력 MOU'도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와도 만찬을 겸한 회담을 진행했다.


양 정상은 양국이 1963년 수교 이래 개발협력을 발전시켜 온 데 이어, 2023년 10월 체결한 '무역촉진프레임워크'가 양국 간 교역을 더욱 확대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비 총리는 한국이 그간 에티오피아의 전력망 구축, 도로 건설, 하천 정비 등 인프라 확충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교육 과학 분야의 인재 양성을 지원해 에티오피아의 경제 사회 발전에 기여해 준 데 사의를 표하며 "앞으로 양국 간 협력이 광물 개발과 방위 산업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 갱신된 양국 간 'EDCF 기본약정'(2024~28년 10억 달러 규모 지원)을 통해 에티오피아의 발전에 기여하는 맞춤형 개발 사업들이 새롭게 발굴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이 외교관계를 수립하기도 전에 에티오피아가 6·25 전쟁에 병력을 파병해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달려와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우리 정부와 국민은 에티오피아의 헌신과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4∼5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주재한다. 회의에는 아프리카 48개국 대표가 참석하며, 윤 대통령은 이 가운데 25개국 국왕·대통령 등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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