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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이 쏘아올린 '헌법 84조'…"이재명, 대통령 돼도 당선 무효형 받으면 직무수행 불가" [법조계에 물어보니 426]


입력 2024.06.13 05:11 수정 2024.06.13 05:11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한동훈 '헌법 84조' 논란 야기…"이재명 대통령에 당선되면 대선 다시 치르는 상황 올 수도"

법조계 "민주당-국민의힘, '공직선거법으로 기소되면 공천 않는다' 규정 지키지 않고 있어"

"기소돼 재판받는 '피고인 신분'이라면 계속 진행…이재명, 대통령 되더라도 예외일 수 없어"

"법원서 이재명에게 당선무효형 해당하는 판결 내리면…민주당, 헌법소원 제기할 가능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대북송금 의혹으로 기소되면서 이 대표가 받게 될 재판은 4개로 늘어났고 주 4회 법정에 나와야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들 재판 모두 항소와 상고 절차를 거쳐 대법원까지 갈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 4개 재판 가운데 하나라도 다음 대선이 열리는 2027년 전에 금고형 이상으로 확정되면 이 대표의 피선거권은 박탈된다. 이와 관련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헌법 제84조를 거론하면서, 대통령이 되기 전 진행되고 있는 형사재판은 당선 이후 중단될 수 없는 만큼 이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대선을 다시 치르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주장해 정치권의 논란이 되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이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이 대표를 추가로 기소하자 이 대표가 차기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이 중단되는지가 정치권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특히 "재직 중 형사 소추가 안 된다는 것은 그전까지 어떠한 사법적인 현실화한 리스크가 없었음에도 대통령이 된 이후에 새로운 사법리스크가 생겨서 정상적이고 원활한 국정운영이 마비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취지"라고 꼬집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기 범죄로 재판받던 형사 피고인이 대통령이 된 경우, 그 형사재판이 중단되는 걸까. 거대 야당에서 어떻게든 재판을 지연시켜 형사 피고인을 대통령 만들어 보려 하는 초현실적인 상황에서는 중요한 국가적 이슈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한 전 위원장은 "헌법은 탄핵소추와 탄핵 심판을 따로 규정하고 있고, 대법원도 형사소추와 형사소송을 용어상 구분해서 쓰고 있으므로 헌법 84조에서 말하는 소추란 소송의 제기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형사재판 피고인이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그전에 진행된 재판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취지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10일 오후 국회의장실 앞에서 열린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 강행 시도 규탄' 연좌시위에서 "이재명 방탄 사죄"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헌법 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 중 소추란 형사상의 소를 제기하여 수행하는 것으로 기소, 탄핵의 발의, 소의 제기 등을 의미한다"며 "이미 기소가 되어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을 중지한다는 의미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해석되는 것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이 대표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은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계속 진행될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김 변호사는 "공직선거법 제19조 제1호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일 중에 죄를 범한 자로서 추후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확정된 후 10년을 경과하지 아니한 경우 피선거권이 없으므로 당선 무효가 된다. 재판받는 경우도 마찬가지"라며 "아울러 공직선거법 제266조에 따르면'정치자금법' 제49조의 죄를 범함으로 인해 형의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자는 이미 취임 또는 임용된자의 경우 그 직에서 퇴직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석 변호사(법무법인 명진)는 "이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이전에 진행됐던 재판에서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판결을 받으면 직을 수행할 수 없을 것이다. 공직선거법에 의거해 결격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이라며 "다만, 헌법 84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대해선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 그렇기에 법원에서 이 대표에게 당선무효형 판단을 내린다면 민주당에서 헌법 소원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고, 이럴 경우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연 변호사(법률사무소 윌)는 "한 전 위원장이 전제한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 이 대표가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황인데, 21대 대통령 선거 이전에 확정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입법 기관인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이를 막으려고 노력하겠지만, 이는 사법부의 권능에 대한 침해이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만약 이 대표가 피선거권을 유지한 상태에서 대선에 나가 당선된다면, 재판 자체가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 때 황운하 의원과 윤미향 전 의원의 경우만 봐도 1심이 열리는데 2년 가까이 걸렸던 것이 대표적"이라며 "현존하는 두 거대 정당에서 '집행유예 이상 형이나 중대범죄 혹은 공직선거법 등으로 기소되면 공천을 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당헌·당규로 만들었다. 하지만 공천심사를 할 때, 사유서를 제출하면 봐주는 등의 조처를 했기에 지금 같은 동물국회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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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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