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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가세에 출렁이는 與 당권…'어대한' 기류 변화? [정국 기상대]


입력 2024.06.21 00:00 수정 2024.06.21 00:03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원희룡, '당정일체론' 명분 내세우며 전대 출마 선언

친윤계 직간접적 지원 받을 듯…'반한 연대' 주목돼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월 인천 계양구 계양산전통시장 상인회를 방문해 간담회에 앞서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뉴시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등판으로,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기류가 팽배했던 당권 경쟁 구도가 기저에서부터 출렁이게 됐다. 원 전 장관이 당내 최대 계파인 친윤(친윤석열)계의 직간접적 지원을 받아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항마로 급부상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원희룡 전 장관은 20일 입장문에서 "지난 총선 패배 이후 대한민국과 당의 미래에 대해 숙고한 결과, 지금은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온전히 받드는 변화와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 중 출마를 공식화한 건 원 전 장관이 처음이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의 전당대회 출마 결단은 갑작스레 이뤄졌다. 그간 원 전 장관은 별다른 정치적 움직임 없이 잠행을 이어갔고, 원 전 장관 측도 데일리안에 여러 차례 "아직 향후 행보를 고민하고 있다"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련해서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었다. 최근 원 전 장관과 만났다는 인사들도 원 전 장관이 자신들에게 전당대회에 출마할 의사가 없다고 했다고 한다.


이에 친윤계가 원 전 장관을 설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마땅한 '한동훈 대항마'가 없는 친윤계가 '믿을 수 있는' 원 전 장관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키로 약속했고, 원 전 장관이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바탕으로 출마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원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냈고, 그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을 전면에서 방어한 바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원 전 장관과 대통령의 친밀도를 생각해 봤을 때 대통령과 상의가 있었을 것"이라며 "나머지 후보들에 보내는 메시지 성격도 있지 않겠느냐"라고 '윤심'에 방점을 찍었다. 김종혁 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용산에서 (또 다른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을 크게 믿음직하게 생각하지 못한다는 얘기들이 번져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도 CBS라디오에서 "지금 나와 있는 후보군들 중에선 그나마 나 의원이 한 전 위원장과 겨뤄볼 만한 사람이라고 볼테지만 '믿을 수 있나' 이런 생각이 들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신뢰는 원 전 장관이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조금 더 가깝다고는 보인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원 전 장관은 지난 총선에서 '험지'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인천 계양을)에 출마했다. 결과적으론 이 대표를 상대로 석패했지만, 그 과정에서 헌신과 파이팅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으며 당원과 지지층 사이에서의 지지 저변은 넓어졌다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원 전 장관이 출마 결심을 밝히는 입장문에서 "당과 정부의 한마음 한뜻"이라는 '당정일체론'을 명분으로 내세운 건, 윤 대통령과의 불화설이 제기된 한 전 위원장의 약한 고리를 파고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불과 전날까지만 해도 나 의원을 친윤계가 지지한다는 이야기가 돌았던 터라, 판이 크게 흔들리게 됐다는 평가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3월 인천 계양구 임학사거리에서 공식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일단 원 전 장관 측은 이날 오후부터 인천 계양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관련 회의를 진행했다. 경선을 준비할 캠프 구성 등 실무 사항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위원장이 오는 23일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여는 만큼 원 전 장관이 언제, 어디서 육성으로 출마 선언을 할지에 대해서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친윤계가 원 전 장관과 나 의원을 동시에 지원하면서 '반한(반한동훈) 전선'을 넓히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원 전 장관과 나 의원이 '느슨한 연대'로 1차 투표에서 한 전 위원장의 과반 득표를 저지한 뒤, 결선투표에서 경쟁력을 보이는 후보로 연대해 한 전 위원장의 당선을 저지한다는 시나리오다.


책임당원 투표 80%, 일반국민 여론조사 20%를 반영해 당대표를 선출하는 만큼, 결선투표까지 치러진다면 접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원 전 장관이 출마함으로써 '어대한' 기류는 흔들렸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여전히 한 전 위원장이 우세한 분위기라 원 전 장관과 나 의원의 연대 가능성, 선거 프레임이 관건일 것 같다"고 말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17~18일 100% 무선 ARS 방식으로 '국민의힘 당대표로 가장 적합한 인물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국민의힘 지지층(375명)에 물은 결과, 한 전 위원장이 56.3%로 1위를 기록했지만, 원 전 장관도 13.3%로 2위를 차지했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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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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