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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와 부적절 편지' 박정현 신임 교총 회장, 일주일만에 사퇴


입력 2024.06.27 13:46 수정 2024.06.27 13:47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2013년 한 고교 재직 당시 여제자에 '사랑한다' '안아주고 싶다' 편지

교총 게시판에 사퇴 촉구 글 봇물…"지난 과오로 누를 끼쳐드려 사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제39대 회장에 당선된 박정현(44) 인천 부원여중 교사ⓒ교총 제공

과거 재직하던 고교의 여제자와 부적절한 편지를 주고받아 '품위유지위반'으로 징계받은 전력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박정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신임 회장이 당선 일주일만에 자진 사퇴했다.


박 신임 회장은 27일 교총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교총의 모든 선생님께 깊이 사죄하고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어 "제 지난 과오와 실수로 교총과 회원님, 그리고 전국의 선생님들께 심려를 끼치고 명예에 누를 끼친 데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회원 온라인 투표 결과 38.08% 득표율로 당선된 박 회장은 교총 사상 최연소 수장이었다. 2030청년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지냈고 학교에서 학교폭력 주무 부장을 맡는 등 교권보호에도 적임자라는 평가였다.


그러나 선거 과정부터 '성 비위' 논란이 제기됐던 과거 자신의 징계 전력이 논란이 되면서 대외적인 연락을 일체 받지 않고 거취를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신임 회장은 2013년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3학년 담임을 맡던 도중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경징계인 '견책' 조치를 받고, 인근 중학교로 전근을 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진행된 교총 회장 선거 과정에서도 이에 대한 '성비위 의혹'이 제기됐다. 박 신임 회장은 특정 학생에게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도를 한 과정에서 편애라는 민원이 들어와 징계를 받았다는 입장을 밝혔고, 교총 선거분과위원회는 의혹을 제기한 상대 후보 측에 '추측성 의혹 제기를 자제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그러나 당시 해당 고등학교에 다녔던 학생들 사이에서는 박 신임 회장의 행동을 단순한 편애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왔다.


실제로 당시 박 신임 회장이 보낸 편지에는 특정 학생을 '자기'라고 칭하며 "주변에 있는 다른 애들이 전부 소거된 채 당신만 보이더라", "꿈 속에서도 당신을 떠올리고 사랑하고 있다", "나의 여신님" 등의 내용이 적혔다.


편지 내용이 알려지면서 교총 인터넷 게시판에는 '사퇴를 촉구한다'는 글이 100건 이상 올라오는 등 반발이 컸다.


교총은 박 회장의 사퇴에 따라 차기 회장단이 선출될 때까지 문태혁 수석 부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교총은 "최대 교원단체로서 책임과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데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회장 후보 검증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제도를 개선하고, 차기 회장 선거부터 적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인천 부원여중 교사인 박 신임 회장은 지난 20일 교총 회장 선거에서 교총 역사상 최연소(44세)로 회장에 당선됐다.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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