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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웅정, 최근 경향상 아동학대 혐의 인정될 가능성 커" [법조계에 물어보니 440]


입력 2024.06.28 05:05 수정 2024.06.28 08:13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검찰, 올해 4월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 및 코치 2명 아동학대 혐의 조사 중

법조계 "여러 보도나 손웅정 입장 발표 보면…폭언·폭행 인정되는 상황"

"훈련 도중 거친 표현과 체벌, 신체적·정서적 가혹행위 해당한다고 볼 여지 매우 커"

일각에서는 단순 훈육 차원서 이뤄진 일회성 욕설·체벌, 아동학대로 보기 어렵다 의견 제시

국가대표 축구선수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지난 17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본인의 인터뷰집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운영하는 유소년 축구 훈련기관 'SON축구아카데미'에서 손 감독과 코치진들이 소속 유소년 선수에 대한 욕설과 체벌 등으로 피소됐다. 법조계에서는 "최근 경향상 아동학대가 인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훈련 도중 거친 표현이나 체벌은 아동의 건강과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서적 가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올해 4월 손 감독과 A코치, B코치 등 3명을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로부터 송치받아 조사 중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올해 3월 19일 아동 C군 측이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이던 지난 3월 9일 A 코치가 C군의 허벅지 부위를 코너킥 봉으로 때려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다"고 고소하며 시작됐다. 고소인 측은 손 감독이 오키나와 전지훈련 기간이었던 올해 3월 7∼12일 훈련 중 실수했다는 이유로 욕설을 했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감독은 "최근 아카데미 훈련 도중 거친 표현과 체력 훈련 중 이뤄진 체벌에 관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와 그 가족분들께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고소인의 주장 사실은 진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다"며 "제 모든 것을 걸고 맹세컨대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고소인 측이 수억원의 합의금을 요구했고, 그 금액은 아카데미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안타깝게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며, 현재 별도의 합의 없이 정확한 사실관계에 입각한 공정한 법적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시대의 변화와 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캐치하지 못하고 제 방식대로만 아이들을 지도한 점을 반성한다"고 부연했다.


반면 고소인을 대리하는 류재율 변호사(법무법인 중심)는 "가해자 측은 본인들 입장에서만 최선을 다해 미화하고, 이를 입장이라고 밝히고 있다"며 "마치 본인들은 잘못이 없는데 고소인 측을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람으로 언급하고 있으나 이는 2차 가해"라고 맞섰다.


이어 "손 감독은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고 연락도 전혀 없는 상태에서 변호사를 통해 처벌불원서 작성, 언론제보 금지, 축구협회에 징계요청 금지를 합의 조건으로 제시했고, 피해자 측에서는 분노의 표현으로 감정적으로 이야기한 것일 뿐 진지하고 구체적인 합의금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지난 26일 개막한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해 팬 사인회를 진행하고 있다.ⓒ연합뉴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여러 보도나 손 감독의 입장 발표에 따르면 폭언·욕설·폭행이 인정되는 상황 같다"며 "또한 최근 경향상 아동학대가 인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상습적인 아동학대가 아닌 이상 취업제한 명령은 안 붙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아카데미 훈련 도중 거친 표현과 체력 훈련 중 이뤄진 체벌은 아동의 건강과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서적 가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매우 크다"며 "따라서 손 감독은 아동학대 혐의로 처벌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손 감독 측이 상대방이 수억원의 합의금을 요구했다고 굳이 공개적으로 발언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이러한 발언은 자칫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어 부정적 양형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안성훈 변호사(법무법인 법승)는 "운동을 가르치는 코치가 지도받는 학생들에게 욕설 등을 했다가 처벌받는 사례는 꽤 많다"며 "손 감독의 입장문에서는 '거친 표현'과 '체벌 1회'에 대해서만 인정한 것으로 보여 법적으로 아동학대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고소인 측 입장에 따르면 아동학대 혐의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법원이 아동학대로 유죄판결을 내리는 경우에는 취업제한 명령을 하는 것이 원칙이고, 예외적으로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 등에만 그 명령을 붙이지 않기 때문에 취업제한 명령이 붙을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강조했다.


반면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일회성 욕설이나 어느 정도의 체벌이 있었다고 모두 아동학대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단순 훈육 차원에서 이루어진 경우 폭행 등 다른 죄 성립은 별론으로 하되 학대로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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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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