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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내 후보 무조건 당대표 돼야"…대선 방불케 한 '부산 연설회' [與 PK 합동연설회]


입력 2024.07.11 00:10 수정 2024.07.11 08:12        데일리안 부산 = 김민석 오수진 남가희 기자 (kms101@dailian.co.kr)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 2시간 전부터 부산 벡스코 앞 '점령'

韓 지지자 "한동훈, 넓은 스펙트럼으로 청년 지지 받는 분"

나경원·원희룡 지지자들은 경험·경륜 강조…"검증된 분"

인천서 부산까지 온 윤상현 지지자들 "발로 몸으로 뛰는 분"

한동훈 당대표 후보의 지지자들이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한 후보를 연호하며 응원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10일 오후 12시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벡스코(BEXCO) 앞은 점심시간인데도 2000명이 넘는 인파가 지르는 응원 함성으로 가득 찼다. 드넓은 벡스코의 앞마당을 가득 채운 함성은 대부분 네 사람의 이름으로 이뤄져 있었다. 7·23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당대표 후보인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후보였다.


오전에 내리던 비가 그치면서 맑아지는 하늘과 함께 결집하기 시작한 지지자들은 합동연설회가 시작되기 2시간 전부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연설회가 열리는 오디토리움 건물 입구를 가운데에 두고 양쪽으로 갈라진 각 후보 지지자들은 단체로 맞춘 티셔츠를 갖춰 입고 젖은 바닥에 앉아 큰 소리로 지지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입구를 정면으로 두고 왼쪽에 자리 잡은 한동훈 후보의 응원 진영에는 러닝메이트인 장동혁·박정훈 최고위원 후보와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후보 지지자들도 함께 자리했다. 그런 만큼 다른 후보들을 합친 것만큼이나 큰 세력을 형성한 한 후보 지지 그룹은 '위드후니'라는 이름을 달고 목이 터져라 "한동훈·장동혁·박정훈·진종오" 네 후보의 이름을 외쳐댔다.


가장 많은 지지자들을 동원한 만큼 한 후보 지지자들의 연령대는 다양했다. 부산 금정구에 거주하는 25세 남성 이모 씨는 '한동훈을 지지하는 이유'를 묻자 "한 후보가 우리나라를 조금이라도 새로운 곳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해서 지지하고 있다)"라며 "청년들에게도 지지받고 넓은 스펙트럼으로 지지받을 수 있는 분이지 않을까 싶어서 지지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모씨는 스스로를 위드후니(한동훈 후보 온라인 팬클럽) 회원이라고 소개했다.


역시 '위드후니' 회원인 부산 연제구 거주 이모(65·여)씨는 "한 후보는 깨끗하지 않느냐. 깨끗해서 사심이 없다. 자신의 명예를 찾으려는 게 아니고 국민과 나라를 위해 내가 어떻게 해야되겠다 걱정하는 분"이라고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정치인들이 국회의원이 되면 자기 기득권이 있지 않느냐. 그래서 당이 어떻게 돌아가든 상관을 안했는데 한 후보는 안 그렇다"며 "한 후보가 나타나서 법무부 장관할 때 1대1로 팩트를 잡아서 논리적으로 싸웠던 모습을 보라. 지금도 네거티브를 안하잖나. 이런 분이 나라와 당을 이끌어야지 누가 이끌겠느냐"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 같은 열성을 감지한 듯 한 후보는 당권주자 중 가장 먼저 연설회장을 찾아 지지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한 후보는 이날 오후 12시 57분께 장동혁·박정훈·진종오 후보와 도착해 지지자들이 마련한 단상 위에 올라 "오늘 전당대회는 네거티브나 마타도어가 아니라 진짜 우리가 승리하기 위한 축제의 장으로 만들도록 하겠다"며 "더 열심히 해서 몸을 던져서 이기고 좋은 나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단상에서 내려와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거나 직접 명함을 주는 등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원희룡 당대표 후보의 지지자들이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원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나경원 후보와 원희룡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은 오른쪽을 양분해 자리를 잡았다. 어떤 후보가 어떻게 내려서 어느 길로 걸어오느냐에 따라 지지자들이 각 후보를 만나볼 수 있는 가능성이 뒤바뀌는 만큼, 양측은 정오가 조금 넘은 시각부터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앞에 현수막을 펼치려는 나 후보 측과 이를 제지하려는 원 후보 측 사이에서 자그마한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원 후보 측은 북과 꽹과리, 징으로 구성된 대규모 풍물패를 마당에 차려 함성 전투에서 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만큼 두 후보의 지지자들은 자신들이 각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한 답변도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거주지인 마산에서 부산까지 넘어온 김모(68·남)씨는 '원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원 후보는 도지사를 거치면서 행정 경험이 있고 장관도 했고 두루두루 다 경험을 했다. 경험 많은 대표가 필요한 우리 상황과 딱 맞는 분"이라며 "정치 바닥을 한 40년간 봐왔는데 이런 경험을 갖고 당에 봉사를 할 수 있는 분이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해서 부산까지 왔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치타 복장을 입은 경북에서 온 원모(65·남)씨는 "과거 김영삼을 배신하고, 박근혜 배신한 사람들 봤지 않느냐. 지금 나라가 풍전등화의 위기인만큼 대통령과 가장 호흡이 맞는 사람인 원희룡을 뽑아야 한다"며 "원 후보는 어려울 때 식은 밥을 먹어봐서 그 고통을 알기에 서민과 가장 맞닿은 사람이고, 정치랑 행정도 다 경험한 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목소리는 오후 1시 41분께 원 후보가 도착하자 최고조에 달했다. 앞서 원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인요한 최고위원 후보가 지지자들을 방문했을 때 나온 응원소리를 훨씬 웃도는 굉음이 터져나오자 행인들도 놀라 돌아볼 정도였다. 원 후보는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으며 지지자들과 함께 연설회장으로 입장했다.


나경원 당대표 후보의 지지자들이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나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나경원 후보를 지지자들도 나 후보가 가진 '경험과 연륜'을 제1의 가치로 꼽았다.


경기도 일산에서 부산까지 나 후보를 응원하러 내려온 최모(52·남)씨는 "나 후보는 충분한 경력과 경륜을 갖췄다. 원내대표도 했고 수도권에서 험지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분 아니냐. 그만큼 검증됐다는 것"이라며 "아직 정치 경험이 없고 시연도 안해본 한동훈한테 당을 맡기면 민주당의 폭거를 이겨내겠나. 할 수가 없다"고 힘줘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최모(40·여)씨도 '나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묻자 "원래 옛날부터 지지했다. 나경원 후보의 원래 말들도 좋았는데 최근 말하는 걸 보면 다른 누구보다도 더 말씀을 더 잘하시고 더 잘 와닿는 말을 해서 더 좋아하게 됐다"며 "핵무장 같은 것도 유일하게 말씀하시지 않았느냐. 이런 분이 (당대표가) 돼야 나라가 더 잘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나가자' '바꿀 사람' '이길 사람' '유능한 민생정당' 등의 플래카드를 준비해온 지지자들은 오후 1시 46분 나 후보가 연설회장 앞에 등장하자 "당대표 맡길 사람 누구죠?" "한강벨트 사수한 사람! 나경원!"이라고 외치며 그를 반겼다. 나 후보도 지지자들의 손을 맞잡아주면서 즐거운 모습으로 연설회장으로 들어갔다.


윤상현 당대표 후보의 지지자들이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윤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상현 후보의 지지자들도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고 "보수혁명" "보수전사 300만"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맞불 응원전을 펼쳤다.


윤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지역구인 인천 미추홀구에서 내려왔다는 송모(55·여)씨는 "우리 인천에 국회의원은 많이 있지만 윤상현은 한 명 밖에 없다. 이번에 민주당이 다 장악하는 와중에도 굳세게 5선을 해내신 분"이라고 소리 쳤다.


이어 "두 번이나 무소속으로 당선될 정도면 국민을 위해서, 주민들을 위해서 얼마나 발로 뛰고 온몸으로 부딪혔는지 알 수 있지 않느냐"라며 "다른 정치인들은 앉아서 돈 뿌려가면서 정치하는데 윤상현은 아니다. 몸으로, 발로 뛰는 모습에 반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에 거주하는 함모(50·남)씨도 "내가 부·울·경에서 회장을 맡을 정도로 오랫동안 박사모(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모임) 활동을 했는데 박사모 원조인 윤상현 의원을 잘 안다"며 "같이 한 인연이 있어 오늘도 지지를 하러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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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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