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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명'에 토론회도 맹탕…이재명 "尹 만나 꽉 막힌 정국 얘기하고 싶다"


입력 2024.08.06 17:27 수정 2024.08.06 17:32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정해진 승부'에 날선 공방 눈에 안 띄어

李, '집권' '민주당 수권정당' 강조하고

"리더십, DJ와는 거리 멀다" 지적엔

"그런 생각 할 수 있어…의견은 다양"

김지수·김두관·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6일 서울 양천구 SBS 목동스튜디오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4차 방송토론회에서는 압도적 1위 주자인 이재명 후보에 대한 십자포화보다는, 이 후보가 차기 당의 대권주자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날 선 공방보다는 민생에 대한 언급이 대거 등장하고, 이 후보가 막힌 정국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발언을 한 것에 이목이 쏠렸다.


민주당은 6일 서울 양천구 SBS목동스튜디오에서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를 진행했다.


이 후보는 '이 순간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은 누구냐'란 중간 돌발 질문에 "만나고 싶은 사람이 참 많지만 그 중에도 절박한 과제가 있기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을 한 번 다시 만나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지난 4월 29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가 용산 대통령실에서 처음 만나 정국 현안을 논의하는 영수회담을 가졌으나, 이후 후속 만남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시 영수회담은 민주당의 4·10 총선 압승과 국민의힘의 패배로 인한 여진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 현재와는 상황이 같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제안이 나왔다.


이와 관련 이 후보는 "전에도 만났지만, 지금 상황이 너무 엄혹하다"라며 "경제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건지, 꽉 막힌 대결적인 정국을 어떻게 해결할 건지에 대해서 한 번 만나서 진지하게 말씀을 나누고 싶다"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토론이 본격화되기 전 '정계입문 당시 마음가짐과 당대표 후보 포부'를 밝히는 순서에서도 과거 자신이 요미우리 보도 내용을 들고 있는 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 사진은 그 유명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관련 망언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달라'는 발언에 대해 국민소송단과 함께 소송을 하고 있던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국가정체성이라고 하는 건 정말로 중요하다. 국가지도자가 어떤 국가정체성을 가지고 있느냐가 그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면서 "국가지도자 그리고 국가 업무를 담당하는 정치인들의 자세가 어떤 것인지를 언제나 되새겨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진행자가 '필리버스터와 거부권 정국 등 여야 협치가 실종되고 국회가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는 상황을 돌파할 묘안'에 대해 묻자 "정치라고 하는 현장이 각각의 입장들이 부딪히는 장"이라면서 "기본적으로 대화를 하고 또 한편으로 존재를 인정하고 공존을 해야 한다"는 답을 내놨다.


이 후보는 "야당의 입장은 명확하게 잘못된 국정을 바로잡는 게 제1의 과제이고, 또 대안들을 내서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라며 "당연히 대전제는 대화이고 공존을 인정하는 것인데, 지금 정부·여당의 태도가 무엇을 하자는 게 없다"라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 주말 호남 경선까지 더하면 이재명 후보의 온라인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은 86.97%를 기록, 이미 승부에 쐐기를 박은 상태다. 차점자인 김두관 후보는 11.49%에 불과해 당대표 선출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이 후보는 2년 전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 득표율인 77.7%란 기록도 경신할 기세다.


김두관 후보는 전날까지만 해도 DJ(김대중 전 대통령) 유산인 '사저' 문제를 언급하며 '확대명(확실히 당대표는 이재명)' 전당대회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를 했으나, 이날은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김 후보는 지난 주말 호남 경선을 거치며 친명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를 전두환 신군부 '하나회'에 빗댄 것 등과 달리, 이날은 이 후보를 조준한 강도 높은 발언들을 하지 않았다. 김 후보의 공세는 전국 어디서나 무한한 햇빛과 바람을 이용해 바람·햇빛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에너지고속도로' 실현가능성에 대한 비판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이 역시 이 후보가 "효율이 떨어진다고 해서 희망이 없다고 하면 방법이 없다. 옥토가 아니라도 자갈밭이라도 밭을 만들어야 한다"라며 "왜 김두관 후보가 비관적으로만 보는지 의아하다. 지금 같이 재생에너지에 대해서 대책 없이 가면 국내산업이 수출기반을 유지할 수 있을까. 국내에서 계속 산업경제 활동을 할 수 있을까"라고 응수하자 큰 공방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김 후보는 초반 "나에게 자문해 준 사람은 (에너지고속도로 공약이) '봉이 김선달'식으로 황당하다고 했다"라고 날을 세우다가도, 후반부에는 "기본 줄기는 동의를 하는데, 바람농사와 햇볕농사 얘기를 하면서 환상적으로 얘기해서 국민들이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고 답했다.


이어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많은 분들이 대신해 물어달라는 이야기가 있어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겠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길을 가면 승리하고 이회창의 길을 가면 여의도골목대장으로 그친다는 얘기를 한다"라며 "정말 진심으로 우리 당이 차기 정권교체를 통해, 이 대표가 당대표가 되든 차기 대선후보가 되든 노무현과 김대중의 길을 갔으면 좋겠는데 이 후보의 당내 인사와 리더십이 거리와 멀다고 걱정하는 분이 계신다"며 회심의 일격에 나섰다.


하지만 이 역시도 이 후보는 쉽게 방어하는 모습이었다.


이 후보는 "최대한 지평을 넓혀서 집권의 길을 가야 한다"라면서도 "인사나 당내정책에 대해서 글쎄, 그런 생각은 할 수도 있겠다. 의견이야 다양하고 김두관 후보 생각도 틀리지는 않을 텐데, 다른 의견들을 잘 받아서 좋은 장점은 취하는 게 (차기 대선후보로서) 해야 할 책무가 아닐까"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도 자신이 차기 집권을 염두에 두며 내세워온 '먹사니즘(먹고사는문제)'을 소환했다. 그는 "정치가 해야 될 일, 또 국가가 해야 될 일이 명확하다"며 "국민들이 평화롭고 안전한 환경 속에서 공평한 기회를 누리면서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지금 주가폭락으로 많은 분들이 고통스러우실 텐데 이 경제 상황 개선을 위한 민주당의 역할이 정말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차기) 수권정당으로 확실하게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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