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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귀여워 죽겠다'면 '죽이겠다'는거냐"…'이재명에 격앙 발언' 수습 시도


입력 2024.08.12 13:04 수정 2024.08.12 13:15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박원석 발언, 과장되게 전해진 부분"

"이재명 팔이 무리들 척결하겠다…

누구나 알만한 사람" 돌연 타깃 전환

최고위원 중 있는지엔 "아닌 것 같다"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팔이' 세력에 대한 문제의식과 대응 계획을 밝히고 있다.ⓒ뉴시스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자신이 이재명 당대표 후보의 최고위원 경선 개입에 격앙돼 불만을 드러냈다는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의 '전언 논란'과 관련해 발언의 진의가 과장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돌연 "이재명 팔이를 하며 실세 놀이를 하는 무리들을 뿌리 뽑겠다"고 공언했다. 뿌리 뽑힐 대상이 자신의 '원외 돌풍'을 가로막은 김민석 최고위원 후보인지, 혹은 또다른 누구인지를 두고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정봉주 최고위원 후보는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의원의 전언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며 강성 지지층의 대대적 공세에 직면해 있는 데 대해 "사적인 대화다보니까 본의가 과장되게 전해진 부분"이라며 "'귀여워 죽겠다' 하면 '귀엽다'는 거지 '죽이겠단' 것이 아니다. 사적 대화다보니 진의가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8일 SBS라디오 유튜브 방송에서 정 후보와 나눈 통화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박 전 의원은 "당원들에게 강하게 호소도 했는데 그보다 본인은 훨씬 더 격앙돼 있다. 지금 이재명 전 대표의 최고위원 (경선) 개입에 대해 상당히 열이 받아 있다"고 전했다. 박 전 의원은 "정 후보가 '다섯 명 안에만 들어가면 된다. 최고위원회의는 만장일치제다. 두고 봐, 내가 들어가면 어떻게 하는지'라고 말했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정 후보는 "최고위원은 만장일치제가 아니고, 최고위가 주요 당무 결정을 많이 한다"며 "거기에 그냥 거수기가 되지 않겠다는 이야기"라고 해명했다.


그러더니 돌연 '이재명 팔이'를 하는 세력을 척결하겠다며 화살을 돌렸다. 정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40년 민주당 당원인 나 정봉주가 내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민주당에 대한 충정과 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 윤석열 탄핵에 대한 결기, 그리고 정권을 교체하고 민주당 4기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는 간절함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모든 절체절명의 시대적 과제를 위협하는 최대의 걸림돌이 우리 내부에 있다. '이재명 팔이'를 하며 실세 놀이를 하는 무리들"이라며 "당을 걱정하는 많은 이들이 알고, 분노하고 있지만 아무도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쉬쉬 하고만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을 갖고, 어떠한 모진 비난이 있더라도 이들을 도려내야겠다고 결심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들은 이재명을 위한다며 끊임없이 내부를 갈라치고 경쟁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당을 분열시켜 왔다"며 "이재명의 이름을 팔아 호가호위 정치, 실세 놀이를 하고 있다. (누군지는) 모두가 알고 있다. '통합'을 저해하는 당 내부의 암덩어리인 '명팔이'를 잘라내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이재명 팔이 무리가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가'란 질문에 정 후보는 "누구나 알만한 사람들이고, 그리고 이 기자회견을 보고 머리를 들고 발끈하는 사람들"이라며 "전당대회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그들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정 후보는 이른바 '이재명 팔이 무리'에 대해 "처음에는 대표를 존중해주는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본인이 대표이다. 점점 더 대담해진다"며 "그리고 그 결과는 당의 분열과 갈라치기"라고 부연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최고위원 (후보) 중에 지칭하는 인물이 있는지'란 질문에는 "그건 아닌 거 같다"라고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없다면 뒤에서 배후를 조종하는 세력이냐'라고 묻는 질문에도 "배후 조종까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했다.


나아가 '당의 단합을 저해하면 이재명 전 대표도 개혁하느냐'는 질문에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애정이나 대권주자에 대한 믿음에 대해선 이전에도 지금에도 변함없다"라고 했으며, 최고위원 경선 자체가 이재명 후보의 '김민석이 왜 표가 안 나오느냐 이후 판도가 바뀌었다'란 질문에도 "다양한 견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마찬가지로 즉답을 피했다.


그는 '최고위원 후보들 간에 갈등이 골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갈등이 있느냐"라고 역으로 기자들에게 물었다. 그는 "전날 다른 최고위원 후보가 나를 공격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해서 그 후보에게 물어보니 아니라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정 후보는 현역 의원들이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을 예약해주지 않음에 따라 기자회견장 안이 아닌 바깥 백브리핑장에서 회견을 진행했다. 회견을 마친 정 후보가 국회 소통관 밖으로 나오자, 강성 유튜버들이 그를 에워싸고 "사퇴하라" "당원들이 우습냐"라고 하는 등 거센 항의를 이어갔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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