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 특정 후보로 단일화되고 있는데…보수진영, 또 다시 구심점도 없이 '이전투구'
선종복 전 교육장 "여론조사에만 의존한다면 인기투표…교사들 의견 들어야"
안양옥 전 교총 회장 "보수진영 후보 난립·분열로 또 다시 좌파 후보 어부지리 얻는 것 막아야"
홍후조 교수 "학생인권조례, 학교 무질서 조장하고 선생님들 실력 발휘하지 못하게 막아"
10·16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는 보수 후보들이 갈수록 난립하고 있다. 이들은 후보단일화가 되지 못하면 이번에도 필패라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자신들이 양보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진보 진영이 특정 후보로 일사천리 단일화되고 있는 것과 달리, 보수 진영은 구심점도 없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표류하면 원심력만 커지고 있다. 특히 보수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단체들조차 사분오분 갈라져 있어 "단일화 단체부터 단일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선종복 전 서울시북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은 9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하는 단체들이 단일화해야 한다"며 "여론조사를 두 번 해서 순위를 매기겠다고 하는데, 그것은 인기투표일 뿐이다. 교사에게 여론조사를 받는 등 합의된 룰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교육감 선거는 서울시장 선거와 다르다. 교사에게 여론조사를 하고 새 후보에게 가산점을 주는 등 합의된 룰이 있어야 단일화 룰에 참여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앞서 단일화를 추진하는 단체인 '중도우파 후보단일화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에서는 서울 시민 100%를 상대로 한 여론조사를 2번 진행해 1위 후보를 단일 후보로 추대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선 전 교육장은 교원 의견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도 이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교육에서 정치를 빼내야 한다"며 자신이 교총 회장,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한 '서울교육 전문가'라고 강조했다.
안 전 회장은 진보 진영의 곽노현 전 교육감이 후보 등록을 한 점에 대해 "2012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교육감직에서 하차했는데 후보 등록을 했다"며 "교육감 선거 비용 약 35억 원도 아직 다 내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번 보궐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수진영 후보자들의 난립과 분열로 인해 좌파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하는 것"이라며 "단일화 과정에서 일반 시민 50%, 현직 교원 50% 의견을 각각 반영하는 여론 조사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지속 출마하는 후보자의 경우 감점을 적용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도 이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날 무과제, 무시험, 무훈육과 같은 '3무'는 놀다가는 학교로 만들어버렸다"며 교육 본연의 자리를 찾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학생인권조례가 도리어 학교 무질서를 조장하고 선생님들이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막아 왔다"며 "학교폭력과 온갖 위협으로부터 여러분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준 출마 의사를 밝힌 보수 후보는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안양옥 전 교총 회장, 선종복 전 교육장,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윤호상 서울미술고 교장 등 5명이다.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도 곧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진보 진영 후보는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부위원장,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 등 8명이다. 이외에 범진보계인 최보선 전 서울시교육의원도 있다.
이번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예비 후보 등록은 오는 25일까지이고 후보 등록은 26∼27일이다. 보궐 선거는 10월 16일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