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미국을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북한 여자 U-20 월드컵대표팀은 19일(한국시각) 콜롬비아 칼리 에스타디오 올림피코 파스쿠알 게레로에서 펼쳐진 ‘2024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 준결승에서 1-0 승리했다.
북한은 전반 22분 최일선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최일선은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는 김선옥의 원터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발로 미국 골문을 뚫었다. 최일선의 득점은 결승골이 됐다. 이번 대회에서 5골을 넣은 최일선은 나탈리아 벤디투(브라질), 히지카타 마야(일본·이상 5골)와 득점 공동 1위로 올라섰다.
결과도 승리지만 내용 역시 미국에 앞섰다. 크로스바를 때리는 등 몇 차례 미국을 위협한 북한은 정신력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압박 수비로 미국의 공세를 저지했다. 미국을 상대로 이 정도 경기력만 보여준 것도 높은 평가를 이끌어내기 충분한데 승리라는 결과까지 만들어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미국은 독일과 함께 대회 역대 최다인 3회 우승을 차지한 강호다.
조별리그 전승을 거둔 북한은 8강에서 브라질을 꺾은 데 이어 4강에서 미국까지 잡고 8년 만에 결승에 진출해 세 번째 우승을 노린다. 이번 대회 6경기에서 24골 퍼붓는 동안 단 4골만 허용한 북한은 오는 23일 일본을 상대로 우승에 도전한다. U-20 여자월드컵에서 한 차례 우승(2018년)을 차지했던 일본은 4강에서 네덜란드를 2-0 완파하고 결승에 올라왔다.
미국전 승리를 이끈 최일선은 “(미국전 결과는)잊겠다. (결승에서 승리해)기어이 우승을 이룩하겠다. 몇 배 더 열심히 뛰겠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미국을 꺾고 결승에 오른 북한의 선전을 지켜본 해외 축구전문가들은 “(어린)우수한 자원들이 많다. 그러나 어려운 환경 탓에 성장하지 못해 안타깝다. 아시아 축구의 손실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18년 만에 성사된 아시아팀의 결승 무대에서 북한이 일본까지 밀어내고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박윤정 감독이 지휘한 한국은 지난 12일 16강에서 개최국 콜롬비아에 0-1 패해 탈락했다. 2014년 캐나다 대회(8강) 이후 10년 만에 U-20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를 통과한 한국은 토너먼트 첫 경기를 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