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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더 베이스볼’ 오타니 시대를 살고 있다 [기자수첩-스포츠]


입력 2024.09.21 07:00 수정 2024.09.21 07:00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메이저리그 최초 50홈런-50도루 클럽 가입

베이브 루스 이후 역대 최고라 불려도 손색 없어

오타니 쇼헤이. ⓒ AP=뉴시스

‘더 베이스볼’ 오타니 쇼헤이(30, LA 다저스)가 전인미답의 영역인 50홈런-50도루를 달성했다.


경이로움 그 자체인 오타니다. 오타니는 20일(한국시간)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6타수 6안타 10타점을 기록했고, 홈런과 도루를 각각 3개, 2개를 추가하며 50-50클럽에 가입했다.


150년 가까이 된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오타니보다 홈런을 많이 때리고, 발이 빠르고, 투수로서 더 잘 던진 선수는 많았다. 하지만 투타겸업 또는 호타준족을 동시에 보여준 선수는 오타니가 유일하다.


일본프로야구 시절 일명 ‘이도류’로 큰 관심을 모았던 오타니는 지난 2018년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투수와 타자를 겸업할 수 있는 팀을 1순위로 협상 대상으로 삼았다. LA 에인절스가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철저한 관리 속에 초창기 야구에서나 볼법한 투타 겸업 선수가 등장했다.


2018년 타자로 22홈런, 투수로 4승을 기록한 오타니는 무난하게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에 등극했다. 이는 전설의 시작이었다. 타석과 마운드, 그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았던 그는 2021년 9승을 따냈고 46홈런을 때려내며 MVP에 등극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51홈런으로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른 오타니는 마찬가지로 2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으며 이도류의 정석을 선보였다.


오타니는 야구 전설 베이브 루스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 ⓒ AP=뉴시스

시즌 후 FA 자격을 따낸 오타니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7억 달러라는 북미 스포츠 역대 최고액 계약이었다.


하지만 부상을 우려해 마운드는 물론 수비에도 나서지 않기로 하며 연평균 7000만 달러의 값어치를 할 수 있을까의 의문부호가 붙었다. 일각에서는 한 시즌 최다 홈런(73홈런) 등의 대기록을 작성해야 몸값을 해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오타니의 목표는 호사가들을 훨씬 뛰어넘는 ‘상식 밖’의 영역이었다. 바로 투타겸업만큼 힘든 홈런과 도루의 동시 적립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오타니는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루상에서도 가장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펼쳤다.


그 결과 역대 6번째 40-40클럽에 가입한데 이어 그 누구도 도전조차 하지 못했던 50-50클럽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1910~1930년대 활약했던 베이브 루스는 투수로도 활동했고, 무엇보다 홈런을 야구의 꽃으로 만든 인물이다. 성적도 훌륭했지만 메이저리그 초창기 야구의 매력을 알린 인물이라 ‘역대 최고’라는 수식어를 얻고 있다. 루스가 은퇴하고 수많은 전설들이 등장했지만 그 누구도 밤비노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약 100년의 시간이 흘렀고 루스 못지않은 투타겸업 선수가 등장했다. 그리고 루스가 하지 못한 호타준족의 정수를 오타니가 선보였다. ‘더 베이스볼’이라 불려도 손색없는 시대의 지배자 오타니 쇼헤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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