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학생(18)을 흉기로 살해한 박대성이 범행 한 시간 뒤 웃는 목소리가 담긴 통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10일 JTBC는 길거리에서 난동을 부린 박대성을 제압하고 경찰에 신고한 시민 A씨의 전화 음성을 공개했다. 당시 박대성은 10대 여학생을 흉기로 살해한 뒤 길거리를 배회하다 차량을 파손하고 난동을 부렸다.
공개된 통화 녹취록에는 박대성이 히죽거리듯 웃고 장난치는 듯한 말투가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가게에 행패 부리는 사람이 있다. 차 깨버리고 난리다. 빨리 와달라"며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박대성은 옆에서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에요"라고 반복해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헤헤" 웃기도.
당시 A씨는 박대성이 살인을 저지르고 온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A씨는 "놀랐다. 이틀 동안 울었다. 얘(박대성)가 왜소해도 몸이 무서운 게 아니라 그 눈빛이 무서웠다. 그냥 악마를 본다고 할까"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도 "저한테 나타난 게 그나마 천만다행인 것 같다. 힘없는 학생이나 어르신(을 만났다면) 이 상태로 봤을 때는 사고 칠 수도 있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0시 44분쯤 순천시 조례동의 한 거리에서 10대 여학생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르고 달아난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만취 상태로 거리를 배회하다가 행인과 시비가 붙었고, 사건 약 2시간 20분 만인 오전 3시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