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나온 오빠' 페이스북 글 파장 이틀째
"정치인 말 무게 천금, 언행 신중해야"
野는 "오빠를 오빠라 부르지도 못하나"
국민의힘 대변인이 페이스북에 자신의 배우자를 '배 나온 오빠'로 지칭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을 두고, 당 지부가 공개적으로 언행에 주의를 당부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인들의 말의 무게는 천금과 같다"며 이 같은 입장을 보였다.
추 원내대표는 "원내, 원외 무관하게 우리 당의 인사들은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만큼 공적인 일을 수행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언행에 각별히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18일 김혜란 대변인은 자신의 결혼 20주년을 기념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김 대변인은 해당 글에서 배우자를 '오빠'로 지칭하고, 괄호로 '이때 오빠는 우리 집에서 20년째 뒹굴거리는 배 나온 오빠'라고 했다. 당 일각에서는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명태균 씨와 김 여사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에서 거론된 '오빠' 표현이 연상된다며 '김 여사를 조롱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 여사는 명씨와의 대화에서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라고 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김 여사가 언급한 '오빠'가 윤 대통령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 바 있으나,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친오빠라고 해명했다. 추후 명씨도 '오빠'는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 친오빠란 입장을 내놨다.
이와 관련해 추 원내대표는 "더구나 지금처럼 안보와 민생 상황이 엄중한 시기일수록 당 내외 화합과 단합, 결속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당내에 자칫 갈등과 분열을 유발할 수 있는 그런 언행에 대해 좋아할 사람은 바로 민주당 등 야당이다. 그들만 좋아하고 박수칠 일"이라고 우려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런 점에 대해서 현재 원내든 원외든 모두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언행에 신중애야 한다"고 재차 당부했다.
해당 발언에 대한 논란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영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어떤 변명을 해도 대중이 바보가 아닌 이상 그 행간의 숨은 뜻을 모를까 싶다"며 "자숙과 침묵을 통해 성숙해졌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강명구 의원도 전날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 "김 대변인의 글은 명백히 의도적인 조롱"이라며 "대통령과 당 대표가 중요한 면담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대단히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강유정 원내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조선시대 홍길동이 호부호형하지 못하듯 이젠 김 여사 때문에 '오빠'를 '오빠'라 부르지도 못하는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내가 쓴 글의 오빠는 당연히 내 남편'이라 외친 김 대변인의 용기와 솔직함에 지지를 보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