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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역할론'…지루한 친한-친윤 갈등의 돌파구 될까


입력 2024.10.30 00:30 수정 2024.10.30 00:3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권영세·김기현·나경원·오세훈·박형준 등 與 중진

회동 후 "대통령실 결자해지…당, 갈등 심화 말아야"

윤한 갈등 격화 조짐에 중진의 '적절한 메시지' 호평

당내선 "계파·자리 신경쓰지 말고 적극 중재 나서야"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김기현 의원, 권영세 의원(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이 29일 오전 7시 30분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조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졌다. 나경원 의원은 의원외교 공무출장 일정으로 이날 모임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뜻을 같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국민의힘에서 내홍 수습을 위해 중진 의원들이 친한계와 친윤계를 중재하는 역할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정 계파에 치우치지 않고 정부·여당의 화합과 성공을 위해 정무적 감각이 탁월한 중진들이 적극적인 중재자로 나서서 당 내홍을 수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로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과 권영세·김기현·나경원 등 일부 당 중진들이 대통령실과 당을 향해 공식적으로 쓴소리를 내면서 중재 움직임을 보인 만큼, 다른 당내 중진 의원들 역시 이 같은 역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과 5선 중진인 권영세·김기현·나경원 의원은 29일 서울 모처에서 조찬을 함께 하며 김건희 여사 논란을 둘러싼 대통령실과 여당 간 갈등의 해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이들 5인은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공동 성명을 내고 대통령실을 향해 "그 때의 책임감과 자신감으로 돌아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국정의 발목을 잡는 현안 해결에 앞장서달라"고, 당을 향해선 "현안 해결에서도 갈등 심화가 아닌 당 안팎의 중지를 모으기 위한 소통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정치가 국민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정치하는 사람들로서 송구한 마음과 함께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당을 오래 지켜온 중진들이 모여 정국을 진단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치로 돌아가야 할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현재 대통령실과 당이 갈등을 빚으며 국민들의 정치 혐오감이 높아지는 현 상황에서 중진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진들이 이 같은 메시지를 낸 건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어서다. 김건희 여사에게 쏟아지는 각종 의혹이 민심 악화의 근원이라고 보는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김 여사의 활동을 제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 갈등의 불길은 당내로 번져 한 대표는 추경호 원내대표와 김 여사를 포함한 대통령의 가족과 지인을 감시할 수 있는 '특별감찰관' 임명을 두고 알력다툼을 벌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실내 면담에 앞서 함께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문제는 이 불길이 원외로까지 확산됐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종혁 최고위원(경기 고양병 당협위원장)은 지난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특별감찰관 임명을 논의할 의원총회와 관련해 "당원과 국민들은 특별감찰관 추천에 대해 우리 의원들이 어떤 주장을 펴는지 알 권리가 있다"며 "만약에 의총이 열린다면 공개 의총을 통해 토론과 표결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당내 중진이 우려하는 건 "특별감찰관을 표결하는 순간 당이 깨질 것"이라는 점이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대로 공개 의총을 열게 되면 특별감찰관에 반대 의견을 낸 의원들은 친한계에 뭇매를 맞을 우려가 높아지게 되는 만큼, 분열을 애초에 봉합하고자 하는 시도에 중진들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이날 5인의 중진들이 성명에서 "야당이 정권 쟁취에 몰두해 특검에 전념한다 해서 여당마저 흔들리면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다. 더 이상의 혼란은 없어야 한다. 보수정당답게, 여당답게 중심을 지켜야 한다"며 "국민이 맡긴 권력 앞에서 우리는 한없이 겸손해져야 하고 지적으로 도덕적으로 분투해야 한다"고 강조한 부분이 이런 의도를 뒷받침한다는게 당 안팎의 해석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특별감찰관과 의총뿐만 아니라 여의도연구원 인사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갈등이 커질 수 있는 상황에 중진들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하게 의미있는 메시지를 내줬다"며 "중진이 왜 중진이겠느냐. 이분들이 하는 말 자체의 무게감이 다른 만큼 당내 양쪽 계파에 전달되는 의미도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내에선 중진 의원들이 이번 윤한 갈등 속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재 중진으로 분류되는 4선 이상 국민의힘 의원으로는 6선의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조경태 의원을 시작으로 권성동·권영세·김기현·나경원·윤상현(5선), 김도읍·김상훈·김태호·박대출·박덕흠·안철수·윤영석·이종배·이헌승·한기호(4선)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한때 중진의원들의 존재감 부재에 어려움을 겪어온 역사가 있다. 가깝게는 지난 2022년 이준석 전 대표가 축출되는 과정에서 중진들이 중재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직접 "당 내분 사태를 중재하는 중진의원이 한사람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참 안타깝다"고 꼬집은 바 있다.


이에 당내에선 이번 5인의 중진들이 발표한 성명 자체만으로도 파급력이 충분하다는 것이 입증된 만큼, 중진의원들이 계파를 가리지 않고 당의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정무적인 조언을 대통령실과 당대표실 양쪽에 건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도 "솔직하게 말해서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대표는 배지(국회의원) 한 번 달아보지 않은 정치적으론 초년생이나 다름없는데 숱한 물밑 협상, 정치 과정을 겪은 중진들이 그 사이에서 해줄 수 있는 얘기는 너무나도 많을 것"이라며 "계파와 자리에 신경쓰지 말고 중진이 할 수 있는 얘기를 꺼내 당이 깨지는 걸 무조건 막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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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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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사냥 2024.10.30  10:15
    오세훈, 나경원 이런 친구들은 우선 명태균부터 해명해야 하지 않을까. 당이나 보수는 죽어도 지만 살겠다는 발상들. 여기 종재기들이 나가면 지 이름은 빛낼 지 몰라도 백발백중 당이나 보수는 죽는거고. 한동훈이 나가면 여기 종재기들은 찌그러지더라도 보수나 당의 승리는 해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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