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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재판' 전 '비명계 잠룡' 비밀회동…묘한 시점에 해석 분분


입력 2024.11.08 00:40 수정 2024.11.08 00:40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김동연·김경수, 독일서 계획 없이 만났다지만

이재명 1심 선고공판 앞둔 가운데 '비밀 회동'

민주당 "의미 부여할 것 없다" 여러 해석 차단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지난 6월 국회에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찾아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야권내 대권 잠룡이자 비명(비이재명)계 구심점으로 거론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최근 독일에서 비공개로 만났다. 차기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공판이 임박한 가운데, 두 사람의 회동 시점이 묘하다는 관측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지사와 김 전 지사는 지난 1일(현지시간) 독일에서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전날 공지를 통해 "계획에 없던 자연스러운 만남"이라며 "다만 어지러운 시국에 대한 걱정,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비판적 인식을 같이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동에 제3자는 배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 될 경우 '포스트이재명', 즉 대항마로 거론되는 두 사람의 회동 배경에 주목한다. 이 대표가 오는 15일과 25일 각각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위증교사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번 재판이 이 대표의 향후 정치생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김 지사와 김 전 지사가 '계획에 없던' 만남이라고 하지만, 정치인이 목적 없이 만나는 경우는 없다"며 "이 대표의 1심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이 대표의 대항마로 꼽히는 두 잠룡의 회동 시점에 여러 추측이 가능한 이유"라고 말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친문(친문재인)계 핵심으로 거론되는 김 지사와 친노(친노무현) 적자로 불리는 김 전 지사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함께 야권의 '신(新)3김'으로 꼽힌다.


특히 김 지사는 친문계 핵심인 전해철 전 민주당 의원을 지난 8월 26일 경기도정자문위원장으로 임명했고, 이달 5일에는 비명계 고영인·윤준호 전 민주당 의원을 각각 경제부지사와 정무수석에 임명했다.


야권 관계자는 "고 전 의원은 경기도 안산시에 지역구를 뒀던 국회의원이라 김 지사 입장에서는 오히려 좋은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김 지사가 윤 전 의원이 부산에 지역구를 뒀던 인사라는 배경에도 정무수석에 임명한 것은 외연 확장의 의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의 1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비명계가 이 대표의 대항마로 자리잡기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7일 라디오에서 김 지사와 김 전 지사의 독일 비공개 회동과 관련, "(두 분은) 서로 아는 사이라서 자연스럽게 만난 게 아닌가 본다"며 "둘 다 정치를 오래하신 분들인데 그렇게 오해를 받으려고 하는 분들이 아니다"라고 정치권 내 해석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대해서도 "굉장히 많은 사법적 문제가 있었지만, 미국에서도 이번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야권내 차기 유력 대권주자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박지원 의원도 라디오에서 "의미 부여할 것 없다. 김동연·김경수·김부겸 모두 당의 중요한 인물이고 그분들도 대선에 생각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이 대표의 지지율이 높고 이번 정부 들어 2년 반 동안 대통령 후보 적합도와 선호도 조사에서 이 대표는 1등을 뺏겨본 적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 1심 선고가 아무리 안 좋게 나오더라도 '3김'이 갑자기 대안세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은 낮다"며 "거대 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비명계 세력 규합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까 묻는다면 '글쎄'라고 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비명계 전직 의원 모임으로 알려진 '초일회'가 다음달 김 지사와 김 전 총리 중 한 사람을 강연자로 초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두 사람이 응할 가능성은 대체로 낮다는 관측이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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