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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 심층탐구 ⑦] 'MB에게 징역 15년 선고' 정계선 헌법재판관


입력 2025.03.13 04:38 수정 2025.03.13 06:45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정계선 재판관, 1969년 강원 양양군 출생…서울대 두 번 입학

사법시험 수석 합격…여성 최초 서울중앙지법 부패 전담부 재판장

이명박 전 대통령 횡령·뇌물 혐의 1심 재판서 징역 15년 선고

법리 밝고 원칙 충실하며 강직한 성품…권위 내세우기보다 소통 중시

정계선 헌법재판관.ⓒ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선고만을 앞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운명을 좌우할 헌법재판관들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선고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헌법재판관 8인 중 정계선 재판관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재직할 당시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던 인물이다.


지난 1969년 8월 강원 양양군에서 태어난 정 재판관은 충주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진학했다. 그러나 인권 변호사 조영래씨가 쓴 '전태일 평전'을 읽은 뒤 진로 변경을 결심하고 재수를 통해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 다시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시절에는 동아리 활동에 활발히 참여한 운동권 출신으로 전해졌다.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한 정 재판관은 1998년 사법연수원을 제27기로 수료하고 같은 해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이어 서울행정법원 판사와 청주지법 충주지원 영장전담판사, 서울남부지법 판사 등을 거쳐 헌법재판소에서 2년간 헌법 연구관으로 파견 근무를 하기도 했다.


법원으로 돌아온 정 재판관은 사법부 내 엘리트 코스로 평가받는 사법연수원 교수를 거쳐 2017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전보된 후 2018년 공직 비리 등 부패 사건을 전담하는 형사합의27부 재판장을 맡게 됐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여성 최초의 부패 전담부 재판장을 맡게 된 것이다.


이 시기 정 재판관은 350억원대 다스 비자금 횡령과 110억원대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의 1심 재판에서 징역 15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벌금 130억원과 82억여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당시 정 재판관은 "국민의 기대와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려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정계선 헌법재판관.ⓒ연합뉴스

2024년 조희대 대법원장 취임 후 첫 고위 법관 인사에서 서울서부지방법원장으로 발령된 정 재판관은 부임 채 1년이 되지 않은 같은 해 12월 더불어민주당의 추천으로 국회 몫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됐다. 같은 달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안을 재가하며 정 재판관은 2025년 1월 1일 자로 헌법재판관에 취임했다. 정 재판관은 국회 몫으로 뽑혀 임명된 첫 번째 여성 헌법재판관이기도 하다.


헌법재판관 취임 후에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탄핵심판 사건에서 '방통위 재적위원이 2명인 상태에서 위원회 의결을 단행한 이 위원장의 행위는 중대한 법률상 정족수 위반이므로 이 위원장을 파면해야 한다'는 취지의 인용 의견을 냈다. 또 정족수 위반에 더해 스스로에 대한 기피의결에 참여한 것 역시 법률 위반이므로 이를 이유로도 파면할 수 있다는 별도의 보충 의견도 개진했다.


정 재판관은 진보 성향 판사들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원으로 전해졌다. 또 대법원 산하 커뮤니티 '현대사회와 성범죄 연구회'에서는 초대 회장인 오경미 대법관에 이어 2023년 2대 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그는 법리에 밝고 원칙에 충실하며 강직한 성품으로 알려졌다. 법원 재직 당시에는 재판부 구성원들에게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소통을 중시하고, 소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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