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관저를 퇴거하면서 쓴 '빨간 모자'가 눈길을 끌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11일 오후 5시 9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났다. 2022년 11월 7일 한남동 관저 입주를 완료한 지 886일 만으로,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 후 일주일 만이다.
윤 전 대통령은 관저를 떠나기 전 차에서 내려 관저 정문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직접 인사하기도 했다. 대학교 소속 점퍼을 입은 청년 지지자 몇 명과 포옹을 하거나 악수를 나눴다.
지지자로부터 'Make Korea Great Again(다시 한국을 위대하게)'라고 적힌 빨간색 캡 모자를 받아 착용하기도 했다.
이 슬로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이었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본딴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미 대선 유세장에 해당 문구를 새긴 빨간 모자를 자신과 지지자들이 함께 착용한 뒤 자주 등장했다. 대통령 당선 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관세를 145%까지 끌어올린 가운데, 이 모자가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해프닝이 있기도 했다.
두 사람은 같은 빨간 모자를 썼지만, 상황은 극과 극으로 달랐다.
한 명은 현직 대통령에서 전직 대통령이 됐고, 다른 한 명은 전직 대통령에서 현직 대통령이 됐다.
한편 최초의 검사 출신 대통령인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5월 10일 취임했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는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23일만, 같은 달 14일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지 111일 만에 파면을 선고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역대 2번째로 파면된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