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호소' 현역병 판정 불복한 전 롤 프로게이머…소송 패소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5.04.22 09:24  수정 2025.04.22 09:25

10년 전 현역병 입영 판정 받았으나 우울증 이유 미뤄

法 "소송 요건 부적법…신체등급 불복 주장도 불수용"

2022년에만 1억9700만원 수입…"우울증 진정성 없어"

지난 2022년 5월2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LoL) 상반기 최대 국제대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2022' 결승전에서 4000여 명이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 프로게이머 출신 유명 코치가 우울증을 호소하며 현역병 판정에 불복해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 2행정부(송종선 부장판사)는 A(31)씨가 현역병 입영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인천병무지청을 상대로 낸 소송을 각하했다.


각하란 기각과 달리 소송 요건 자체가 부적법할 때 내리는 판결이다. 법원은 소송 각하에 대해 1차 입영 통지의 취소를 구하는 형식으로 소송을 냈어야 했는데 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2013년에 롤 프로 선수로 데뷔해 롤 챔피언스 코리아(LCK) 3회 우승의 커리어를 보유했다. 또한 LCK 최초로 4000 어시스트 달성을 기록한 유명 선수였다.


그는 2020년 12월 선수에서 은퇴한 뒤 2022년 11월까지 게임 해설자로, 2023년 1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팀 코치로 일했다.


A씨는 2024년 3월께 현역병 입영 대상인 신체등급 3급 판정을 받았다. 그는 10년 전에도 현역병 입영 판정을 받았으나 대학 재학 등을 이유로 입영을 연기했다. 이후 수 년 간 우울증 등을 이유로 병역 처분 변경 신청, 이의 신청 등 불복 절차를 밟으며 입영을 계속 미뤘다.


병무청은 최후의 통첩으로 "2024년 11월에 입영하라"고 통지했다. 당초 2024년 5월에 입영하라고 1차 통지했으나 A씨가 연기한 것에 따른 조치였다. A씨는 여기에도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려면 '처분'이 있어야 한다"며 "이 사건 2차 입영 통지는 의무 이행 기일을 알려주는 통지에 불과해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송 요건이 적법하지 않아 각하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A씨가 신체등급 3급 판정에 잘못이 있다며 병역처분에 취소를 구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롤 해설자 및 코치로 일하며 수 억원 대 수입을 올린 점 등을 고려해 우울증 호소의 진정성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정신과 진료는 대부분 A씨의 진술에 의존한 것으로 과장 또는 허위 진술로 인한 오진의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는 게임 해설자 및 프로게이머 팀 코치로 일하며 2022년에 1억97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며 "은퇴한 뒤에도 자주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하고, 지인과 정기적으로 만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신체등급 판정이 이뤄진 시기는 A씨가 게임 관련 업무에 종사하지 않게 된 지 3개월이 지난 시점"이라며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외부적 요인도 상당히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의 우울증이 일반인이 참을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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