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14번' 이재명이 외친 '통합'…한쪽에선 "현명한 길 가야" 충고도

데일리안 일산(경기) =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5.04.28 00:00  수정 2025.04.28 10:03

수락 연설서 "제1과제, 국민통합"

콘서트장 방불 "이재명" 연호 계속

김경수 악수 건네도 반응 싱거워

비명계 지지자 "李, 현명한 길 가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지지자들과 채현일 민주당 의원이 27일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 일대에서 진행된 21대 대선 최종 후보자 선출 대회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90%에 가까운 지지율로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역대 최대 득표율로 본선 진출권을 거머쥐면서 '대권 가도'가 열리자 지지자들은 열광했다. 8000여개 좌석을 가득 메운 지지자들은 기립박수를 보냈고, 장내는 축제 열기에 휩싸였다. 비명계(비이재명계) 지지자들은 정권 교체를 위해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했지만 "이 후보가 현명한 길을 가야 한다"며 아쉬움도 표했다.


이재명 후보는 27일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 일대에서 진행된 21대 대선 최종 후보자 선출 대회에서 '수도권·강원·제주 투표'를 마무리한 결과, 누적 득표율 89.77%로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김동연 후보가 득표율 6.87%, 김경수 후보가 득표율 3.36%를 기록했다. 이 후보는 수락 연설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정권을 탈환하겠다"며 "완전히 새로운 나라, 희망과 열정 넘치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 보답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의 제1과제를 '국민통합'으로 규정하고 집권 시 국민통합을 최우선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날 연설에서 '통합'이라는 표현은 총 14회 언급되며 '국민'(51회), '대한민국·우리'(17회) 뒤를 이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진보당이든 보수당이든 관계없이 내란을 극복하고, 헌정질서를 회복하는 데 함께한 분들은 최대한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중도 확장'을 위해 '결합'을 시급한 과제로 꼽은 것이다.


이 후보가 느끼는 '과제'처럼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 일대는 압도적인 추대 분위기가 감지됐다. 지지자들은 별모양 응원봉과 파란색 풍선을 들고 "이재명" 이름을 연호했고, 행사장 안은 이 후보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행사장 밖에서도 지지자들은 이 후보 이름이 쓰인 티셔츠를 입고 '질풍가도' '승리를 위하여' 등 노래에 맞춰 춤을 추거나 사물놀이 공연을 즐겼다.


인천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50대 안모 씨는 "대표님 말고는 없다. 이렇게 힘든데 모르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라고 했다. 40대 남성 지지자는 "이재명 말고는 인물이 없다. 다른 후보들은 생각도 안해봤다"며 "다른 사람들은 이 후보가 거짓말한다는데, 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범계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이 결과를 발표함과 동시에 천장에서는 수백 개의 파란색·흰색 풍선과 콘페티(축제 등 행사에 사용되는 종이)가 쏟아졌다. 8000여 개 좌석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은 기립해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곳곳에는 눈물을 흘리는 지지자들도 포착됐다.


김경수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7일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 일대에서 진행된 21대 대선 최종 후보자 선출 대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반면 김경수·김동연 후보 지지자들은 함께 축제 분위기를 즐기면서도 상대적으로 약한 세가 감지됐다. 비명계 지지자들은 행사가 시작되기 전 '김동연' '김경수' 팻말을 들고 이름을 연호하거나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김경수 후보가 입장 대기 줄에 나타나 악수를 건넸지만, 대기 줄에 서 있던 일부 지지자들은 팔짱을 끼거나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분위기가 포착됐다.


김경수·김동연 후보의 지지자들은 최종 결과를 두고 정권교체를 위해 하나로 힘을 모을 때임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낮은 득표율을 기록한 데 대해 씁쓸함을 드러냈다.


경남 김해에 거주하는 40대 여성 안모 씨는 "김경수 후보를 10년 가까이 지지해오면서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을 본 적이 한 번도 없고, 단 한 번도 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셨던 적이 없다"며 "정치인은 정직해야 한다. 그에 부합하는 유일한 정치인"이라고 응원의 목소리를 전했다.


인천 서구에 거주하는 40대 남성 심모 씨는 "100% 국민경선으로 진행된 민주당 경선이었다면 김동연 후보에게 훨씬 더 높은 지지율이 있었을 텐데 그 부분이 너무 아쉽다"며 "이재명 후보가 선택할 길이겠지만, 민주당이 가야 할 길. 국민과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고 현명한 길을 가셨으면 한다"고 충고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21대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가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 일산서구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1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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