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타 잃고 고전한 홍정민, 준우승 아쉬움 덮고 메이저 퀸 등극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5.05.04 17:19  수정 2025.05.04 17:19

최종 라운드서 4타 잃으며 고전, 1타 차 우승

"1번홀 실수 후 크게 긴장, 마지막 홀서 우승 예감"

홍정민. ⓒ KLPGA

홍정민(23, CJ)이 3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특히 스트로크 플레이에서는 처음이라 사실상 첫 우승만큼의 기쁨을 품은 홍정민이다.


홍정민은 4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CC(파72)에서 열린 2025 한국여자프로골프(KLGPA) 투어의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크리스에프앤씨 제47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3억원)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2억 3400만원.


최종 라운드에서만 4타를 잃었기에 깔끔한 우승은 아니었다. 전날 3라운드서 홀로 7타를 줄인 게 결정적이었고 넉넉했던 격차를 등에 업고 경쟁자들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었다.


홍정민에 이어 최종 라운드서 강풍을 뚫고 5타를 줄인 지한솔과 마지막까지 챔피언을 압박했던 박지영이 공동 2위에 올라 상금을 나눠가졌다.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K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홍정민은 그해 신인왕 2위에 올라 두각을 나타냈고, 데뷔 2년 차였던 2022년 5월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후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긴 드라이버 비거리를 바탕으로 특유의 냉정한 플레이로 상위권 문을 두들겼으나 5번의 준우승이 전부였고, 지난해에는 프로 데뷔 후 가장 낮은 상금 순위(34위)를 기록하며 부침을 겪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메이저 우승의 기쁨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홍정민은 이번 우승으로 준우승의 한을 단 번에 풀어버린 것은 물론 시즌 누적 상금 부문에서도 3억 9224만원을 기록, 방신실(3억 6591만)을 제치고 이 부문 랭킹 1위로 뛰어올랐다. 여기에 위메이드 대상 포인트에서도 140포인트를 추가, 방신실과 이예원에 이어 3위에 안착했다.


홍정민. ⓒ KLPGA

홍정민은 우승 확정 후 방송사와의 인터뷰서 끝까지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렇게 긴장한 경기는 처음이었다”라며 “1번홀에 들어설 때만 하더라도 괜찮았는데 곧바로 실수(1번홀 보기)를 했고, 계속해서 실수가 이어졌다. 반면 (박)지영 언니가 추격해오고 있음을 인지하자 더 떨렸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홍정민은 1번홀 보기 후 곧바로 버디로 스코어를 만회했으나 3번과 5번홀에서 다시 보기를 적어냈고 8번홀에서는 더블 보기를 기록,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승부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홍정민은 “15번홀 보기를 범하자 이제는 우승이 불확실해졌다라고 느꼈다. 곧바로 버디(16번홀)에 성공했으나 남은 두 홀이 너무 어려워 이때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었다. 마지막 18번홀에서 어프로치를 하고 난 뒤 그제야 확신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겨울 포르투갈 전지 훈련 성과에 대해 “오늘 스코어를 보니 도움되지 않은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떤 홍정민은 곁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는 모친에게 “엄마, 고생했어!”라며 안아줘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