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첫날 광화문·동탄·판교·대전 찾아
"나라 이끌 사람 이재명·김문수 아니고 국민"
"후보가 방탄복을 입고 유세해야 하는 현실"
21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2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 더불어민주당 대선 출정식. 이재명 대선후보가 유세를 위해 단상에 오르자 "이재명 대통령" "진짜 대한민국"이라고 외치는 지지자들의 연호가 끝없이 이어졌다.
무대 바로 옆쪽에는 이재명 선대위 윤여준 상임총괄선대위원장과 정은경 총괄선대위원장 등이 서서 이 후보 유세를 지켜봤고, 무대 앞쪽에는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 비롯해 최고위원인 김민석·전현희·김병주·한준호·이언주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앉아 지지자들과 함께 이 후보를 응원했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등 이 후보를 지지한 야4당 의원들 역시 출정식에 참여해 이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이 후보를 겨냥한 테러 위협에 철저하게 대비하겠다며 이 후보의 신변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이 후보가 단상에 오르자 6명의 경호원들이 이 후보 주위를 둘러싸고 혹시 모를 위험 상황에 대비해 근접 경호를 했다. 경찰은 이날 출정식에 기동대 6개 부대와 경찰특공대 등 390여명을 배치했다.
이 후보는 출정식에서 정장과 구두를 벗고, 진보정당 상징색인 파란색 선거운동 점퍼와 운동화로 갈아 신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 후보가 자켓을 벗으며 하얀색 방탄조끼가 드러나자, 지지자들은 탄식과 함께 "이재명을 지켜라"고 소리쳤다.
이 후보는 대선 유세 현장에서 방탄복이나 방검복을 착용하고 다닌다. 이 후보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등 지지층 사이에서는 유세현장에서 방탄복보다 더 강력한 '방탄유리'를 설치해달라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이 후보는 출정식에서 "내란이 우리 사회를 극단의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어 방탄복을 입고 유세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날 출정식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이 후보 운동화였다. 파란색 바탕에 보수정당 상징색인 빨간 무늬가 절반가량 들어간 운동화는 통합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민주당 관계자는 귀띔했다.
이 후보는 "더 이상 과거에 사로잡혀서, 이념과 사상·진영에 얽매여 분열하고 갈등할 시간도 여유도 없다"며 "이제부터 진보의 문제는 없다. 이제부터 보수의 문제란 없다. 오직 대한민국의 문제와 국민의 문제만이 있을 뿐"이라고 통합을 강조했다.
이어 "이 나라를 책임지고 이끌어 갈 사람은 이재명·김문수가 아니고 바로 국민 여러분"이라며 "먹사니즘의 토대 위에 잘사니즘으로 세계를 주도하는 '진짜 대한민국'이 우리가 만들어 갈 대한민국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민주연구원이 그동안 소통 플랫폼 '모두의 질문 Q'에서 수집한 국민의 의견을 모아 만든 녹서를 전달 받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청계광장 출정식에 추산 인원 2만명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 이 후보는 광화문에 이어 경기도 판교·동탄, 대전광역시까지 민주당이 'K-이니셔티브 벨트'라고 명명한 지역을 찾으며 '미래 먹거리'에 관심이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판교는 IT 기업들이 모여 있고, 동탄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등이 인접해 있으며, 대전에는 대덕연구단지가 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K-이니셔티브로 세계를 주도하는 진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겠다"며 "이 후보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믿고 K-혁신, K-반도체, K-과학기술로 새로운 희망의 내일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경기 성남 판교에서 2030 IT개발자들과 브라운백 미팅을 갖고 "성남에 살다가 인천으로 이사 갔다가 오랜만에 성남 판교에 오니 색다르고 반갑다"며 "AI 또는 IT 첨단 산업이 발전하면서 생산성은 아주 크게 개선이 되는데 그 결과를 과연 모든 구성원이 함께 나누는지, 그에 대한 걱정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동탄센트럴파크 음악분수 앞에서는 집중 유세를 펼치며 반도체 웨이퍼(원판)에 '세계 1위 반도체 강국 도약!'이라고 자필 서명했다. 이 후보는 "이념이니 진영이니 색깔이니 그게 뭐 중요하냐"며 "진정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 민생·경제· 평화·안전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한 본인이 성남시장·경기도지사로 일했던 것을 언급하며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라고 하면 성남시장을 할 때였던 것 같다"며 "대선에서 패배하고 여의도로 갔더니 그때부터 참혹한 살육전이 벌어져 매우 힘들었다"고 했다.
이 후보는 대전 유세에서는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고 오히려 (윤석열 정부) 3년이 새로운 출발과 도약을 위한 든든한 토대가 될 것"이라며 "6월 3일이 새로운 출발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충청과의 인연을 강조하면서 "돌아가신 장인의 고향이 충청도로, 내가 충청도의 사위"라며 "대전과 충청은 대한민국의 물리적·정치적 중심으로 이곳이 선택하는 사람과 대통령이 된다. 이번에 미래를 위해 이재명을 선택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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