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장외 네거티브'…이재명 "尹 아바타" 김문수 "괴물방탄독재" 이준석 "침대축구식 토론"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5.05.28 00:15  수정 2025.05.28 00:17

27일 6·3 대선 마지막 TV토론 막내려

이재명 "김문수 통해 윤석열 복귀할 수 있어"

김문수 "괴물국가, 간단히 넘길 수 없는 말"

이준석 "김문수 만날 계획無…단일화 불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민주노동당 권영국,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왼쪽부터)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마지막 TV토론을 마친 뒤에도 장외설전을 이어갔다. 각 당 역시 자당 후보들의 토론 성과에 집중하기보다 타 후보들의 거센 발언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며 '장외 네거티브전(戰)'을 벌였다.


이재명 후보는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정치 분야 3차 대선 후보 TV토론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자칫 내란세력이 다시 복귀할 수 있다. 김문수 아바타를 통해 상왕 윤석열이 화려하게 복귀할 수 있단 걸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취재진이 '이날 토론회에서 네거티브전이 이어졌다'고 묻자 이 후보는 "토론이라 하는 게 자기 잘난 점 내보이고 상대 부족한 점 지적하는거니 이준석·김문수 후보가 충분히 그럴 수 있다"며 "나도 토론 과정을 통해 많이 배웠다. 소득이라면 소득"이라고 답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문수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사법리스크를 집중적으로 질타했고, 이준석 후보는 이 후보의 과거 욕설 논란을 거론하며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점에 대한 공세를 펼쳤다. 이 후보 역시 이준석 후보가 12·3 계엄 선포 당일 국회에 늦게 도착한 점을 꼬집으며 네거티브 공방에 가세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토론회가 끝난 후 발표한 서면브리핑을 통해 "김문수 후보는 오직 이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2시간을 채우며 전혀 준비되지 않은 후보임을 증명했다"며 "이준석 후보는 결코 방송에서 입을 담을 수 없는 폭력적 표현으로 대선후보 TV토론을 기다려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으냐'라는 질문엔 "어떤 공동체든 대표로 선출되는 과정까지는 한쪽을 대변하겠지만 선출된 이후에는 전체를 대표하고 공동체가 공멸하지 않게 함께 가는 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며 "대통령이 된다면 대한민국 국민 모두 함께 갈 수 있도록 통합 대통령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문수 후보는 토론회를 마친 뒤 취재진이 '국민 통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냐'고 묻자 "본인 자신이 가정 통합도 못하고 자기 형님·형수를 공격하고 정신병원에 집어넣고 가족도 통합 못하고, 자기 반대하는 사람은 비명횡사·친명횡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문제가 많은 당 운영, 여야간 계속 탄핵·특검, 민노총 편에서 노란봉투법하고 이런 식으로는 통합이 안 된다"며 장외에서도 이 후보를 향한 공세를 이어갔다.


아울러 이날 오전 김 후보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한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의 발언을 소환하며 "이 전 총리가 '정말 괴물 방탄독재가 나타나고 괴물국가로 가는데 이걸 막는데 전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며 "이 전 총리가 오죽하면 그런 말을 하겠나. 나보다 더 민주당 내부 사정과 이 후보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겪어본 그분의 말씀은 정말 간단하게 넘길 수 없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가 이번 토론회로 판세를 재편하는데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방송토론기획본부는 토론회 직후 논평을 내서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거짓과 부패'를 기반으로 한 가짜 정치 및 독재 시도를 '적반하장 방탄 독재' '괴물 국가 우두머리' 등 강렬한 키워드로 맹폭하며 토론회를 압도적으로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정치개혁·개헌·양극화 해소·외교안보 등 국정 전반에 걸친 뚝심 있고 구체적인 진짜 비전을 제시하며 유권자들에게 탁월하고 경쟁력 있는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각인시켰다"며 "이번 3차 토론회가 '블랙아웃' 기간 동안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이고 김문수 후보를 향한 지지세를 폭발적으로 결집시키는 결정적인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민주노동당 권영국,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왼쪽부터)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와 관련한 질문엔 "오늘은 특별한 계획이 없다"며 "승리를 위해 모두 뭉쳐야 이길 수 있다. 뭉친다는 것은 여러 사정상 쉽지 않지만 하나로 뭉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 후보에 대한 비판과 함께 김 후보와의 단일화에 재차 선을 그으며 대선 완주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께서 목도하셨듯 이재명 후보의 외교안보에 관한 리스크라는 것은 사법리스크보다 심각하다"며 "이런 침대축구 토론이 국제사회에서 먹히겠느냐. 이상한 취급을 받을 것이고 이재명 후보는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왜곡된 인식을 가지고 있고 무엇보다도 대통령이 저렇게 대북송금과 관련해 연루돼 있으면 외교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본인의 사법리스크는 검찰 탓·수사기관 탓을 하는데 얼마나 사법 체계를 무시하는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개혁신당 역시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문성호 개혁신당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은 토론회 직후 논평을 내서 "이재명 후보는 본인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질문에 대해 답을 하지 않고 회피하는데 급급했다"며 "범죄자가 자기 죄를 시인하는 경우는 없다. 이재명은 대법원에서 선거법 위반이라 판결받은 범죄자일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 후보와의 단일화 회동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이 후보는 "전혀 제안 받은 바 없고 만날 계획도 없다. 낮에도 국민 오해가 없게 미리 확고하게 말한 것처럼 단일화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택에 있을지, 다른 지역에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김 후보는) 내가 어디 있는지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토론 내내 얼룩진 네거티브 공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권 후보는 이날 토론회를 마친 뒤 "대선 토론이라고 하면 주로 어떤 정책을 가지고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지 정책과 비전을 얘기하는 자리"라며 "그런데 상대방을 공격하고 네거티브 공세로 일관했다. 토론장에 있는 내내 매우 불편했다"고 토로했다.


특히 권 후보는 토론회 직후 메시지를 내서 이준석 후보의 여성 관련 발언에 대해 "이준석 후보가 여성혐오 발언인지 물었던 그 발언은 분명한 여성혐오 발언"이라며 "너무나 폭력적이다. 토론을 누가 듣고 있는지 단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할 수 없었을 발상이다. 이 후보의 즉각 사퇴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