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재명 괴물독재 막아야"…김문수, 중부지방서 간곡 호소

데일리안 가평·여주(경기)·제천(충북)·춘천(강원) =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5.05.31 00:05  수정 2025.05.31 00:13

30일 경기·충북·강원서 집중유세

전병헌 "양김(金) 후예, 이번엔 독재 막아야"

이재명 4대강 보 개방 반대, 제천 철도 연장

유시민 '설난영 발언' 개탄…연설 도중 울먹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강원 춘천시청 인근에서 열린 춘천시 유세에서 청각장애인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사전투표 둘째날 '논스톱 외박 유세'를 시작하며 본격 역전승을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이날은 경기·충북·강원에서 집중유세를 펼쳤다.


국민의힘과 공동정부를 약속한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는 이날 김 후보의 가평 유세에 따라나서 더불어민주당의 일극 독재체제를 막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그리고 김 후보에게 투표해 독재 정권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장내가 떠나갈 듯한 우렁찬 환호로 답을 대신했다.


김문수 후보는 30일 경기 가평·인천·여주, 충북 충주·제천, 강원 원주·춘천 집중유세에 나섰다. 이날 가평에선 전날 발생한 포항 초계기 추락 사고 희생자에 대한 묵념을 한 뒤 유세 연설을 시작했다. 김 후보는 이날도 모든 유세 지역에서 계엄과 탄핵에 사죄하는 마음으로 시민들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오전 경기 가평군 청평시계탑 광장에서 열린 가평군 유세에서 전날 해상초계기 추락 사고의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김 후보는 유세 연설을 마친 뒤 전병헌 대표를 모시고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찍으면 안되는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부탁했다. 전 대표는 김대중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문재인정부 청와대 초대 정무수석, 민주당 대변인·정책위의장·원내대표·최고위원 등을 역임한, '뿌리 깊은 나무'라 불리는 정통 민주당 계열 인사다.


전 대표는 김 후보의 요청에 무대 앞으로 나와 "이재명 일극체제가 민주당을 김정은식 일극 독재체제로 만들어버렸다"며 "그런 민주당이 만들어질 때까지 제동을 걸지 못한 민주당의 한 뿌리로서 국민들 앞에 큰 사죄의 마음으로 큰절을 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30여년 전 김영삼이 발탁해 영입한 김문수와 김대중이 발탁한 전라남도 이낙연이 마침내 두손을 잡았다"며 "1987년에는 양김(김영삼·김대중)이 단일화에 실패해 군사독재가 연장됐지만 이번에는 그 후예들이 두손을 꼭 잡고 방탄·패륜·괴물 독재를 막아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과 새미래민주당은 이날 가평에서 정책협약식을 열고 7대 국정 아젠다를 함께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앞서 양당은 지난 28일 협약식을 열고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공동정부를 구성하고 즉각적인 개헌을 추진하는 데 공식 합의한 바 있다.


7대 국정 어젠다는 △개헌으로 제7공화국 전환 △선진국 수준의 여가와 휴식 보장 △미래 산업을 위한 디지털 AI(인공지능) 첨단기술 국가 전략화 △국익 중심 외교와 한반도 평화 전략 △생애 전주기 국가책임 복지국가 구축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거버넌스 개편 △상생의 경제 생태계 조성이다.


전병헌 새미래민주당 대표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오전 경기 가평군 청평시계탑 광장에서 열린 가평군 유세에서 국민의힘-새미래민주당 정책협약식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경기 여주로 자리를 옮긴 김 후보는 이곳에서 이재명 후보의 4대강 보 개방 공약의 위험성을 언급했다. 이 후보의 공약대로 4대강 보를 전면 개방할 시 여주에 심각한 홍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기도지사 당시 여주 위에 있는 충주댐을 막고 아래에 있는 팔당댐을 열어 여주 홍수를 막았던 경험을 예시로 들었다.


이날 유세에 참석한 이기수 전 여주군수도 "내가 군수가 되던 해인 2006년 7월 전국 일대에 폭우가 쏟아질 때 김문수 당시 도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침수가 우려된다고 말하니 김포에서 바로 차를 돌려 여주로 와서 밤새 현장을 돌아다니고 '충주댐을 막고 팔당댐을 열어야 한다'고 지시해 여주가 살았다"고 회상했다.


김 후보는 충북 제천에선 수도권 전철을 제천까지 연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내가 교통에 관심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교통이 경제이자 복지이기 때문"이라며 "수도권 전철이 원주에서 제천까지 다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원주까지 연장될 예정인 수도권 전철을 제천까지 잇겠다는 의미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충북 제천 중앙시장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수도권 전철 제천 연장 공약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전날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김 후보 배우자인 설난영 여사를 겨냥해 날린 발언은 이날 하루종일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이날 마지막 유세 지역인 춘천 유세 연설엔 가족 이야기가 꽤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앞서 유 전 이사장은 전날 김어준 씨의 유튜브에 출연해 "설난영 씨가 생각하기에는 김문수 씨는 너무 훌륭한 사람이다. 자신과는 균형이 안 맞을 정도로 대단한 남자와 혼인을 통해 좀 더 고양됐고 자기 남편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춘천 유세에 '제 아내가 자랑스럽습니다'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나온 김 후보는 "내 아내에 대해 그렇게 이야기하는 걸 들으며 상당히 가슴이 아팠다"며 "그런 식으로 하는 게 어떻게 정치냐"고 한탄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0일 오후 강원 춘천시청 인근에서 열린 춘천시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김 후보는 "대학을 안 나오면 대통령이나 영부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도 상업고등학교를 나왔다. 권양숙 여사는 여자상업고등학교 졸업도 안했다. 그래도 잘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 후보는 아내 이야기를 하면서 울컥한 탓에 수차례 말을 잇지 못했다. 김 후보는 "나는 돈을 버는 데 관심이 없고 계속 데모만 해서 돈을 집에 갖다준 적이 없다"며 "내 아내는 이상한 남편을 만나서 고생을 많이했다. 나는 그래서 내 아내가 나 때문에 또 상처를 받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원은 보수 우세 지역인 만큼 김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소위 '사법부 흔들기' 행태를 비판할 때 시민들은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 후보가 민주당의 대법원장 탄핵 시도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공약화를 정조준하자 일부 지지자들은 '미XX' '개XX'라고 분노하며 호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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