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논란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옛날 얘기"
유시민 설화엔 "사과했으니 국민이 용서"
'리박스쿨' 공세로 전환… 전선 바꾼 민주당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의 '당 대 당' 설전으로 확산됐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장남의 음란문언 전시 의혹이 숨 고르기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준석 후보가 마지막 TV토론에서 이른바 '젓가락 댓글 의혹'을 언급하자 민주당은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했고, 이에 이준석 후보는 무고 혐의로 맞고발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양당의 고발전이 격화되는 상황에서도 해당 사안에 대해 추가적인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재명 후보 장남 논란에 더 이상의 말을 아끼는 민주당의 행보가 단순한 대응 자제를 넘어 공세 축을 재조정한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21대 대선을 사흘 앞두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원들에게 또 한차례의 '언행 자제령'을 내렸다. 윤여준 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이 잇따른 '설화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한 막판 내부 단속 조치로 특별지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윤여준 위원장은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며 "이번 선거는 무너진 민주주의의 둑을 쌓아올리고 멈춰선 민생과 성장 동력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어야 하는 선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후보부터 평당원까지 무거운 민심을 가슴 깊이 받들고, 더욱 겸손하게 국민 한분 한분 진심을 다해 모신다는 각오로 말씀과 행동에 신중하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후보가 그간 기자회견 등을 통해 강하게 반발해온 것과 달리, 개혁신당은 이날 맞고발 이후 별다른 추가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양당 간 갈등이 더 이상 확전되지 않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이날 이준석 후보에 대한 대응 수위를 일시적으로 낮추는 한편,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최근 발언 논란에 대해서도 "국민이 용서할 것"이라며 수습에 나섰다. 동시에 다른 전선에서는 공세를 확대하는 이중 전략을 구사했다.
우선 이재명 후보는 유 전 이사장의 김문수 후보 배우자 설난영 여사를 겨냥한 비하 발언 논란에 대해 "하여튼 부적절한 표현이었다고 보여진다"며 선을 그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충북 청주에서 열린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유 전 이사장이) 사과했다고 하니까 나도 우리 국민이 용서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설 여사가 '못생긴 여자가 노조를 한다'는, 그야말로 여성과 노동운동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 때문에 (유 전 이사장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일면 유 전 이사장을 두둔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유 전 이사장은 최근 김어준 씨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설난영 씨가 생각하기에는 김문수 씨는 너무 훌륭한 사람이다. 자신과는 균형이 안 맞을 정도로 대단한 남자와 혼인을 통해 좀 더 고양됐고 자기 남편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기가 어려워졌다"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온 것" "제정신이 아니다"라는 등 발언을 해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대신 민주당은 공세의 방향을 '리박스쿨' 등 보수 진영의 여론공작 의혹으로 전환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에서는 극단 성향 단체 '리박스쿨'이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군대)'이란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보도에 대해 "국민의힘과 김문수 대선 후보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와 별개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댓글조작 및 선거부정 행위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제보를 받기로 하며 공세 초점을 전환했다. 이재명 후보 아들을 둘러싼 논란은 그 중심축에서 자연스럽게 비켜난 흐름이다.
이재명 후보는 세종 지역 유세에서는 "전 국민이 지켜보는 토론회에서 뭐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옛날에 이런 사소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그 아까운 시간을 보내느니"라고 발언을 했다. 우회적으로 이준석 후보 공세를 맞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 이재명 후보는 "우리라고 그들이 흠이 없어서 말하지 않았겠느냐"라며 "지금의 이 분열의 정치, 증오와 혐오의 정치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보다 앞서 열린 경기 평택 유세에서는 국민의힘의 댓글조작 의혹을 거론하며 제보자에게 '포상'을 해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선대위 차원의 메시지도 공격적으로 전환됐다.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청주에서 기자들을 만나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은 저열한 여론조작에 어디까지 가담했는지 실토하라"고 추궁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하지 못한다면 12·3 쿠데타가 실패하자 여론조작으로 쿠데타의 불씨를 되살리려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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