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형소법·선거법·대법관증원법 등
오는 13일 차기 원내지도부에 일임
친명 "李 재판중지로 국정안정해야"
野 "단 한 사람 위해 사법체계 파괴"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재판을 중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향해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100% 활용법"이라고 두둔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위인설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 시기는 차기 원내지도부에 일임하기로 했다. 정치권 최대 쟁점 법안으로 꼽히는 형소법 개정안은 새 원내지도부 출범 첫 과제가 될 전망이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날 밤 원내지도부 회의와 대통령실과의 조율, 각 상임위 의견을 들은 결과 오는 12일 본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다"며 "궁금해하셨던 여러 가지 법안들도 일단 이번 주에는 처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종면 대변인은 "다만 새 원내지도부가 구성되면 바로 속도감 있게 법안 처리가 이뤄질 것이고, 그 이후 상황들은 오롯이 새 원내지도부가 의원들과 함께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야가 대립 중인 쟁점 법안을 오는 13일 선출될 새 원내지도부 몫으로 넘기겠다는 취지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전날 이 대통령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재판 기일을 헌법 84조 '불소추특권'을 근거로 '추후지정'(추정)했지만, 민주당은 오는 12일 본회의를 열고 형소법 개정안 처리를 예고한 바 있다. 임기 초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국정 안정에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참에 입법을 통해 대통령 임기 중 진행되는 재판을 중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나는 (이 대통령 선거법 사건을 맡고 있는) 고등법원의 헌법 해석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고, 그런 면에서 민주당에서 이걸 입법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 아니겠느냐"라며 "그래서 대통령의 경우에는 진행 중인 재판은 중지한다는 형소법을 정리해서 입법적으로 깔끔하게 해결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의원도 페이스북에 "보복성 표적 수사와 억지 기소로 어차피 무죄가 나올 게 뻔한 재판에 일 잘하는 대통령의 시간을 허비해서 되겠느냐"라며 "(대통령) 재임 중 재판을 중지하도록 형소법을 개정해 이 대통령을 100% 부려먹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행 중인 재판을 모두 멈추는 것으로 이 대통령을 일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헌법상 '평등의 원칙'을 위배해 이 대통령 한 사람만을 위한 입법을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대한민국 헌정사상 유일무이하게 5개 재판을 받는 형사 피고인"이라며 "이 대통령 단 한 사람만을 위한 법을 만들어 사법 체계를 파괴하고 헌법상 평등의 원칙을 침해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도 "독재가 횡행하는 중남미나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에서도 흔하지 않은 '위인설법'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너무나도 뻔뻔하게 자행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권력자 한 사람만을 위한 입법이 추진된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전날 고법의 기일 추정 결정으로 선거법 위반 외에 이 대통령을 둘러싼 4개 재판부들도 유사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 선거법 사건이 미뤄진 이후 서울중앙지법도 이 대표가 받는 '대장동 배임 혐의' 사건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을 헌법 84조를 적용해 추정하기로 했다.
만약 재판부가 이 대통령 혐의에 대한 재판을 모두 연기하고, 민주당이 형소법 개정안과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비롯해 선거법 개정안 등을 줄줄이 처리할 경우, 이 대통령은 임기 중 자신의 사법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대통령은 선거법 위반 사건 외에 △위증교사 사건 2심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1심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1심 △법인카드 사적 유용 사건 1심 등 총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들은 재판 기일을 대선 기간 이후로 지정했고, 현재까지 별도 기일 지정은 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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