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현지서 돌파구 모색...글로벌 통상 대응 강화
현대제철, 포항2공장 전면 휴업...폐쇄 철회 7개월 만
정치적 외풍·中 저가 철강 유입 등 대내외 변수 지속
국내 철강업계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와 수요 침체로 전방위적인 위기에 빠졌다. 포스코가 현지 출장으로 통상 돌파구를 찾는 가운데 현대제철은 공장 가동 중단과 현지투자를 단행하며 생존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철강기업들은 수출 타격을 상쇄하기 위해 대외 전략을 가동하는 동시에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오는 17~1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리는 ‘글로벌 스틸 다이내믹스 포럼 2025’ 참석을 추진 중이다. 철강 전문 분석기관 월드 스틸 다이내믹스(WSD)와 미국철강기술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포럼의 주요 논의 주제는 관세·무역 장벽에 대한 기업의 대응 전략이다.
장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포럼에 참석해 미국과 유럽, 인도 등 주요국 철강사들과 통상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4일부터 철강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대폭 인상했고 유럽연합(EU)을 비롯한 다른 주요국들도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멕시코산 철강에 대해 일정 물량까지는 관세를 철폐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어서 향후 한국 등 주요 수출국들과의 협상 방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국내 철강업의 맏형인 포스코는 이미 연초부터 회장 직속의 글로벌통상정책팀을 운영하며 대외 통상 리스크에 적극 대응 중이다.
장 회장은 최근 철의 날 기념사에서도 “업계와 정부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며 민관 공동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정권 교체 시기마다 정치적 외풍에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된 포스코그룹의 과거 사례를 두고 업계 일각에선 우려 섞인 시선도 보내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민영화 이후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통령 주요 행사에서 배제되는 ‘포스코 패싱’ 논란과 함께 불화설에 시달리다 수장이 교체되는 등 정치적 영향을 받아왔다. 이로 인해 통상 대응의 지속성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철강기업 2위 현대제철은 더욱 심각한 위기 국면에 놓였다. 회사는 지난 7일부터 경북 포항 2공장 가동을 무기한 중단하고 전면 휴업에 돌입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지난해 11월 포항 2공장 폐쇄를 추진했으나 노조의 강력한 반발로 이를 철회하고 공장을 축소 운영해왔다. 이후 글로벌 수요 부진과 업황 침체가 심화되면서 결국 ‘셧다운’이란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이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은 포항 1공장 내 중기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0.6% 급감한 3144억원을 기록한 뒤 올들어 1분기까지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불황의 여파도 지속되고 있다.
이에 현대제철은 중장기 수출 대응 전략으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58억 달러(약 8조5000억원) 규모의 합작 전기로 제철소 건립을 추진 중이다. 가동 목표 시점은 오는 2029년이다. 하지만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 추진과 중국산 저가 철강 유입 등 대내외적인 추가 변수는 여전한 부담 요인이다.
정부는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맞서 철강 산업 보호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입 철강의 품질증명서(MTC) 검증을 강화하고 우회덤핑 방지책을 마련하는 등 단기 조치와 함께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등 장기 전략을 병행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탄소중립과 보호무역, 수요 둔화에 시달리고 있는 철강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 확보가 시급하다”며 “단기적 대응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저탄소 공정 전환과 고부가 제품 중심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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