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또 임대’ 진입 장벽 높아진 EPL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5.07.23 18:48  수정 2025.07.23 18:48

주전 경쟁 밀린 브렌트퍼드 김지수, 독일 2부리그로 이적

브라이튼 윤도영은 네덜란드리그 임대

임대 복귀한 양민혁, 토트넘서 쉽지 않은 주전 경쟁 직면

독일 2부 카이저슬라우테른으로 이적하는 김지수. ⓒ 브렌트퍼드 SNS

꿈의 무대로 불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한국 유망주들의 정착이 쉽지 않다. 유망주들의 EPL 진출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지만 계약 후 임대를 떠나는 게 현실이다.


브렌트퍼드 소속의 수비 유망주 김지수(20)는 새 시즌 독일 2부 카이저슬라우테른에서 뛴다.


독일 분데스리가2(2부)의 카이저슬라우테른은 23일(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에 “브렌트퍼드의 센터백 김지수를 임대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2004년생 김지수는 키 192cm의 건장한 체격 조건을 갖춰 향후 한국 축구를 이끌 차세대 중앙수비수 자원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18세이던 2022년 준프로 신분으로 성남FC에서 K리그1에 데뷔해 19경기(1도움)를 소화한 그는 성남이 K리그2(2부)로 강등한 2023시즌 정식 프로 계약을 맺고 1경기에 출전한 뒤 브렌트퍼드와 계약하며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2023년 6월 브렌트퍼드에 입단한 그는 2군 팀에서 활약하다 2024-25시즌을 앞두고 1군 팀으로 승격했고, 지난해 12월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1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33분 교체 투입돼 브렌트퍼드 입단 후 18개월 만에 EPL 데뷔전을 치렀다.


한국 선수로는 최연소 EPL 데뷔를 이룬 김지수지만 이후 많은 경기에 나서진 못했다. 시즌 막판 부상까지 겹치면서 김지수는 지난 시즌 1군에서 EPL 3경기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경기, 리그컵 1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쳤다.


결국 김지수는 출전 시간 확보를 위해 잠시 EPL을 떠나 한창 수준이 낮은 독일 2부리그서 활약하게 됐다.


토트넘 U-21 경기에 나선 양민혁. ⓒ 토트넘 홈페이지

그나마 김지수는 EPL 무대라도 밟아봤지만 높은 진입 장벽에 부딪쳐 임대를 전전하는 경우도 있다.


수원 삼성의 유망주였던 정상빈은 지난 2022년 1월 EPL 울버햄튼으로 이적했지만 계약 직후 위성구단인 그라스호퍼(스위스)로 임대 이적을 떠났고, 정착에 실패하면서 현재는 미국 무대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2024시즌 K리그 최고 신인으로 꼽힌 양민혁은 토트넘과 계약해 화제를 모았지만 곧바로 2부리그 QPR로 임대를 떠났고, 새 시즌을 앞두고 복귀했지만 주전 경쟁이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브라이턴 유니폼을 입은 윤도영. ⓒ 브라이턴 SNS

양민혁의 라이벌이자 동갑내기 친구인 윤도영도 올해 브라이턴과 계약했지만 곧바로 네덜란드 엑셀시오르로 임대를 떠났다.


뉴캐슬 입단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2007년생 박승수가 한국 축구 역사상 20번째로 EPL 입성을 앞두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내부 주전 경쟁이 어려워 선배인 양민혁과 윤도영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과거에는 지난 2년간 A매치 출전 비율, 소속 리그의 등급 등을 충족시켜야 발급받을 수 워크퍼밋(취업 비자)이 EPL 진출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최근 영국 정부의 정책 완화로 기존 규정에선 워크퍼밋을 받을 수 없는 선수들에게도 길이 열렸다. EPL 및 챔피언십(2부 리그) 구단은 4명, 리그1(3부 리그)과 리그2(4부 리그) 구단은 2명에 한해 영입할 수 있게 되면서 한국 유망주들의 계약이 잇따르고 있다.


다만 EPL 구단들도 이들을 즉시전력감으로 내다보고 영입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착하기까진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또 세계 최고의 리그인 만큼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팀 내 경쟁도 불가피하다.


지난 시즌 극심한 부진을 겪은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튼)의 EPL 잔류 여부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유망주들도 빠른 정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EPL 무대가 어느 때보다 한국 선수들에게 진입 장벽이 높아진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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