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조국혁신당 만나 "개혁 쇄빙선 돼달라"
진보·사민·기소당에도 "대선조력 감사"
국민의힘 안 만난 배경, '대국민사과' 없어서
송언석 "鄭, 야당 시절 감정 앞세운 정치태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전당대회 기간 내내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정당 해산'을 공언하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결국 국민의힘을 '패싱' 한 채 야4당 대표와 만났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예방 관련 협조도 시도하지 않았다고 한다. 원내 제1야당을 '내란 가담세력'으로 규정하고 사과와 반성이 선행되지 않을 경우 악수조차 않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대표는 5일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해 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 등 4개 야당 대표를 예방했다. 반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이날 예방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 대표는 당대표 후보 시절부터 '내란척결'을 주장해 왔다. 전당대회 경선 기간 내내 "내란 세력과 타협·협치는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던 의지를 굳힌 셈이다.
정 대표는 지난 2일 신임 당대표 당선 직후 국민의힘을 겨냥해 "내란에 대해 사과와 반성이 선행되지 않고는 그들과 악수하지 않을 것" "지금은 내란 중으로 여야의 개념이 아니다"라고 못박은 바 있다. 그는 이날도 친여(親與) 성향의 유튜버 김어준 씨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악수도 사람하고 악수하는 것이지, 그런 사람들을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는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통합진보당도 박근혜 정권 때 내란예비음모 혐의로 (위헌정당으로 해산돼) 국회의원 5명 의원직을 박탈했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번에 내란을 직접 일으켰다. 사례에 비춰보면 국민의힘은 10번, 100번 정당해산감"이라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후보 시절에도 "(통진당) 기준에서 보면 국민의힘은 위헌정당이 맞고, 정당을 해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권향엽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을 안 찾은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의힘 같은 경우 대표가 계속 말했지만 내란 과정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성찰이 현재까지 없어서 방문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개혁신당 관련해서는 특별한 말씀이 없지만 특검 수사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1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반면 조국혁신당 등 진보 성향 야4당 대표를 만나서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데 대한 감사를 표했다. 정 대표는 김선민 혁신당 대표권한대행을 만나 "혁신당과 민주당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공동의 운명을 가진 우당(友黨)"이라며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을 물리치자는 공동 목표에 있어 방향과 길이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조국 전 대표가 '윤석열 정권 3년은 너무 길다'고 한 말이 좋은 씨앗이 되어 3년 만에 정권이 막을 내렸다"며 "혁신당이 쇄빙선 역할을 아주 충실히 해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조 전 대표 사면론에 대해서는 "혁신당 의원들께서 개인적으로 내게 조 전 대표 사면 문제를 얘기하길래 당대표라 말하기 적절치 않다고 해왔다"며 "(조 전 대표 사면 문제 결정은) 대통령께서 어련히 알아서 하시겠거니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정 대표가 자신들을 대화 상대가 아닌 '해산해야 할 정당'으로 언급하는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걸로 당대표가 되신 분이니 계속해서 그런 공격을 할 것"이라면서도 "송 비대위원장은 축하난도 보내고 축하 메시지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라디오 방송에서 "야당 시절 감정만 앞세워 정치를 했던 태도를 버리지 못한 채 집권여당 대표로서 포용이나 공존의 자세는 보이지 않는다"며 "(정 대표의) 행동은 소인배적이다. 집권여당 대표답게 대인처럼 품격 있게 처신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8월 18일 당대표에 연임한 직후 보름만인 9월 1일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회동한 바 있다. 한 대표는 "미래지향적이고 생산적인 정치개혁의 비전에 전격 합의했으면 한다"고 했고, 이재명 당시 대표도 "대화와 타협이 일상이 되는 정상적 정치 복원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지난 6월 13일 신임 원내대표에 선출된 김병기 민주당 의원(3선)도 당선 직후 나흘 만인 17일 김용태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초선),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상견례 회동을 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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