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응원봉 들고 '친위 쿠데타' 이겨낸 한국, 민주주의 새로운 모범"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5.08.26 10:16  수정 2025.08.26 10:20

미국 순방 중인 李대통령, 26일 미국 CSIS 연설

"'국익 중심 실용 외교' 근간엔 한미동맹 위치"

"북핵은 '시대의 잔재'…트럼프와 비핵화 협력"

"관세합의, 양국 첨단기술 협력 강화할 마중물"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정책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친위 쿠데타라는 혼란상을 응원봉을 들고 즐겁게 노래 부르면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권력을 이겨낸 것은 민주주의의 새로운 모범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DC에서 진행된 미국 싱크탱크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설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한번 지켜봐 주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과 같은 나라에서 비상계엄 쿠데타를 상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정치적 위기를 국민의 무저항과 평화적인 행동을 통해 이겨 나가는 것을 보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회복력에 대해 다시 놀랐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것처럼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중에서 유일하게 산업화되고 민주주의를 성공한 나라"라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여러 종교가 많지만, 종교적 갈등은 없고 다양함을 조화롭게 만들어서 전혀 새로운 나라와 문화로 전 세계인에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민주주의의 전형으로 알려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라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인지 조금은 느꼈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나는 문화 중에서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이 그야말로 가장 최종적인 종합 예술 문화라고 생각하는 만큼, 민주주의의 원형이 그리스 아테네라고 배웠지만 아마도 현장의 민주주의의 실제 모습은 2024년 겨울의 서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새롭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에 대해 "한미동맹의 기본 가치인 자유와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탄생한 만큼, 동맹을 더욱 돈독하게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자유민주진영의 일원으로 성장과 발전의 혜택을 누린 우리 대한민국은 그 일원으로서 역할과 책임도 앞으로 다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위협과 중동 위기,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 현안에 대해선 "유연한 사고와 전략적 눈높이로 세계 정세에 대응하며 시대 흐름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가 최적의 해답이라고 생각한다"며 "'국익 중심 실용 외교' 근간에 번영과 평화의 핵심 역할을 해온 한미동맹이 위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관계를 두고선 "안보 동맹과 경제 동맹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국익 중심의 실용 동맹'의 새 지평을 열어가고자 한다"며 "오늘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을 안보 환경 변화에 발맞춰 더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현대화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은 만큼, 미국에 대한 방위 공약과 한미 연합 방위 태세는 철통같이 유지될 것이고 한국은 한반도의 안보를 지키는 데 있어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앞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국방비를 증액할 것"이라며 "늘어난 국방비는 우리 군을 21세기 미래전에서 반드시 승리하는 스마트 강군으로 육성하기 위한 첨단 과학기술과 자산을 도입하는 데 사용될 것이고, 변화하는 안보환경과 위협에 철저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한미 양국의 능력과 태세는 더욱더 확대되고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정책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북핵을 '시대의 잔재'라고 칭한 뒤 "한반도와 전 세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인 만큼,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한반도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 상 의무는 철저히 준수되어야 하고, 그것이 남북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화해와 협력의 남북 관계야말로 한국과 북한 모두에, 그리고 나아가 한국과 미국 양국 모두에 이익이라고 확신한다"며 "한반도에 비핵·평화와 공존의 길이 열릴 때 한미동맹은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차원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일 관계에 대해선 "새로운 역사에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파트너는 일본"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미일 협력을 긴밀히 다져나갈 것이고, 3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공동대처하며 인태지역과 글로벌 차원에서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타결한 관세 합의의 경우 "양국의 첨단기술 협력을 강화할 마중물로 작동할 것"이라며 "세계 1위 역량을 갖춘 대한민국의 K-조선이 미국 조선업의 르네상스를 열어가며 양국이 공동 번영할 새로운 역사적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안보와 경제의 융합이라는 시대적 도전에 한미 양국은 '첨단기술 동맹'으로 당당히 응전할 것"이라며 "서로 다른 나라가 상호 협력으로 호혜적 성장을 일궈가는 미래는 결코 꿈 같은 장밋빛 미래가 아닌, 양국 국민이, 한미동맹의 가장 든든한 기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장의 참호와 총성에서 시작되어 조선을 비롯해 AI(인공지능)·반도체·퀀텀·원자력의 첨단기술에 이르기까지 70여년의 시간이 창조한 위대한 동맹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어가고 있다"며 "안보·경제·첨단기술의 세 가지 기둥 위에 우뚝 선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은 양국 국민을 위한 실용과 국익의 결정체로서 더욱 찬란하게 빛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한미동맹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며 "우리가 가진 것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이 무한한 만큼, 함께라면 우리는 더욱 위대한 것을 이루어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