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 팔고 있는 외국인…그래도 현대차그룹株는 사고 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5.09.03 05:04  수정 2025.09.03 05:04

8월에만 1.6조 팔아 치운 외국인

기대했던 외국인 수급 개선 부재

한화오션, 현대로템 등 조선·방산주는 비중 확대

지배구조 개편 예상되는 현대차그룹 관련주도 매수세

외국인(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증시의 박스권 흐름이 계속되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은 상승세가 가파른 중국 증시 등의 비중을 늘리며 우리 증시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


다만 향후 실적이 기대되는 조선·방산 종목과 3차 상법 개정에 따른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이 제기되는 현대차그룹 관련주는 비중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42포인트(0.94%) 오른 3172.35에 장을 마쳤다. 개인과 기관의 매도세에도 외국인이 6거래일 만에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시계를 넓혀보면 외국인들의 매도 우위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2주 동안 외국인은 3일을 제외한 전 거래일에 한국 주식을 내다 팔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1조6146억원을 팔아치우며 넉 달 만에 순매도로 돌아서기도 했다.


하반기 국내 증시 상승의 핵심 요건으로 꼽혔던 외국인 수급 개선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무역 분쟁 이슈로 변동성이 컸던 4월 이후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지만, 8월 중순 이후 매수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매도 우위 속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비중을 확대하는 종목도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한화오션을 약 142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미국 백악관 관계자가 소셜미디어에 한화가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 사진을 게시하며 "곧 군사 부문에서 큰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모양새다.


그 밖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약 898억원), 현대로템(약 439억원), 한국항공우주(약 176억원) 등 방산주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아울러 3차 상법 개정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이 예상되는 현대차그룹 관련주에 대한 매수세도 확인된다. 구체적으론 현대모비스(약 346억원), 현대차(약 66억원) 등을 순매수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자료사진). ⓒ연합뉴스

증권가는 외국인 수급 개선 가능성을 주목하면서도 추종 매수에 대해선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염 연구원은 "외국인은 여전히 중요한 투자 주체"라며 "순매수 여력이 남아있다고 판단한다. 외국인 지분율은 4월 저점이었던 30.7%에서 31.8%로 반등했지만, 과거 평균 33%에 비해 낮은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연휴가 길어지고 대외 불확실성을 자극하는 이슈가 있다면 투자자들은 연휴 직전 비중을 줄이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글날과 개천절이 맞물린 추석 연휴가 7일간 이어지는 만큼, 해당 기간 대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한국 증시와 거리를 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순매수 비중이 높았던 종목군은 9~10월 약세가 반복적으로 확인된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권순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순유입이 컸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리스트를 추려 모니터링하면서 수급 둔화 신호가 보이는 경우 보수적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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