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김상민', 김건희특검 출석…"오해·억측 기반 수사" 반발도 (종합)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5.09.09 15:59  수정 2025.09.09 16:03

한 전 총리 상대 前 비서실장 임명 경위 등 조사

김상민, 취재진 앞 "확증편향의 오류 경계" 지적

金에 건넨 이우환 화백의 그림 두고 위증 논란도

'서희건설 의혹'과 관련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9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서희건설 의혹'과 관련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참고인 신분으로, '공천개입 의혹' 당사자인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각각 불러 조사 중이다.


특검팀이 '공천개입·매관매직 의혹' 관련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관계자 출석 과정에서 특검팀 수사가 오해와 억측에 기반하고 있단 반발의 목소리도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형근 특검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금일 오전 10시부터 김 전 검사에 대한 피의자 심문을 진행 중이며 오후 2시부터 한 전 총리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차질 없이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1시50분께 특검팀에 출석했다. 그는 "박성근 전 비서실장 임명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개입이 있었는가", "서희건설 측이 김 여사에게 금품을 준 사실을 알고 있나"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이날 한 전 총리를 상대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맏사위인 박성근 변호사가 2022년 6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달 특검팀에 제출한 자수서에서 2022년 3월 김 여사를 직접 만나 윤 전 대통령 당선 축하 선물로 620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전달했다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선물로 준 한 달 뒤인 2022년 4월 김 여사를 다시 만나 3000만원 상당의 브로치와 2000만원짜리 귀걸이를 추가로 선물했다고도 자수서를 통해 밝혔다.


특검팀은 이 회장 맏사위인 박 변호사가 2022년 6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점에 비춰 인사청탁 명목으로 고가 귀금속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 총리는 박 전 실장 임명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이) 박성근 전직 검사님을 딱. 이력서를 하나 보내주셨더라고요"라며 임명 과정을 밝힌 바 있다.


이보다 앞서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상민 전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김 전 검사는 작년 4·10 총선에서 김 여사 지원을 받으며 경남 창원 의창구 지역구에 출마하려 했다는 '공천개입 의혹' 당사자다.


김 전 검사는 특검 수사가 억측에 기반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단 뜻을 밝혔다. 그는 조사 전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김 여사 측에 건넨 게 맞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저도 수사를 오랫동안 해온 사람이지만 수사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확증편향의 오류"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특검 수사를 통해 누설되고 있는 많은 수사 관련 정보가 많은 오해와 억측에 기반하고 있는 거 같다"며 "그 부분에 대해 상세히 소명하고 나오겠다"고 덧붙였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9월 현직 부장검사 신분으로 경남 창원 지역 주민들에게 선거 출마를 시사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총선 출마를 강행해 논란이 일었으나 결국 공천에는 탈락했다. 이후 그는 같은 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작년 선거 당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도왔던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는 창원 의창구에서 김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면 김 전 의원에게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는 말을 김 여사가 했다고 주장해왔다.


'공천개입 의혹' 당사자인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9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특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공천 대가로 고가의 그림을 김 여사 측에 전달한 것으로도 보고 있다. 나아가 김 여사 측이 그림을 받은 대가로 작년 총선 공천에 개입하고 이후 김 전 검사가 국정원 취업에도 도움을 준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7월 김 여사의 친오빠 김진우씨 장모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발견하고 그림 구매자를 김 전 검사로 특정했다.


해당 그림은 대만 경매업체를 거쳐 인사동 화랑으로 건너간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이 그림을 김 전 검사가 1억원대에 구입해 김 여사 측에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이 그림을 두고 일각에선 '위작(僞作)' 논란도 일고 있다. 특검팀은 한국화랑협회와 한국미술품감정센터에 이 그림의 감정을 의뢰했는데 각각 '위작'과 '진품'으로 판정이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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