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성비위' 알린 대학생, 벌금형 약식명령 불복 재판서 무죄

어윤수 기자 (taco@dailian.co.kr)

입력 2025.09.21 22:02  수정 2025.09.22 00:05

학과 단체 채팅방에 교수 성 비위 알려…벌금형 약식명령

法 "드러낸 사실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무죄"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교수의 성 비위 사실을 학과 단체 채팅방에 게시해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남성이 정식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9단독 박혜림 부장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해 '드러낸 사실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비방할 목적은 부정된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충남 아산의 모 대학 학과 재학생들로만 구성된 학년별 단체 채팅방에 교수 B씨의 성 비위 사실을 게시했다. 해당 글에는 'B씨가 자신이 고른 여학생에게 A+ 성적을 주고 연구실 등에 불러 성추행하거나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낸다'는 등 내용이 포함됐다.


실제 B씨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1~4명의 여학생에게 유사한 행위를 반복해 2023년 7월 정직 3개월 징계 처분을 받고 그 해 2학기 수업에서 배제됐다. 이듬해인 2024년 B씨가 수업에 복귀하자 학생들은 사과나 재발 방지 조치가 없다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피해 학생들과 이 같은 문제로 고민하던 A씨는 B씨의 성 비위 내용을 재학생들만 모여 있는 단체 채팅방에 올렸다. 이후 A씨는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로부터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박 부장판사는 "게시글은 B씨를 비난하려는 목적이 포함돼 있다고 불 수 있다"면서도 "향후 해당 수업을 수강 신청하려는 재학생들에게 주의를 주려는 목적이 포함돼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의 동기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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