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비서관, 취재진 질문에 "특검에서 잘 진술하겠다"
23일·24일에는 전직 외교장관·법무차관 소환 조사 예정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둘러싼 '도피성 호주 대사 임명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이명현 특별검사(채상병 특검)팀이 22일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소환했다.
채상병 특검팀은 이날 오후 이 전 비서관을 범인도피 및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이시원 전 비서관은 이종섭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부터 사임에 이르는 기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이 전 비서관은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지명하는 것에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는지' '인사검증 당시 윗선에서 지시받은 내용' 등의 취재진 질문에 "특검에서 잘 진술하도록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앞서 이 전 비서관은 채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세 차례 특검팀에 소환된 바 있다.
윤석열 정부 당시 재외공관장 인사 검증은 현재는 폐지된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과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담당했다.
특검팀은 이시원 전 비서관을 상대로 이종섭 전 장관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내린 지시 및 조치사항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포함한 대통령실 윗선의 개입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 피의자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던 이종섭 전 장관은 지난해 3월4일 전격 호주대사로 임명됐다.
당시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 상태였지만, 외교부의 자격심사를 통과했다. 이후 법무부는 같은 달 8일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수사를 맡았던 공수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 해제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당시 자격 심사가 대면회의 없이 서면으로만 서둘러 진행됐고, 이미 '적격'이라고 적힌 서류에 위원들이 형식적으로 서명만 하게 했다는 외교부 관계자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날 이 전 비서관 소환을 시작으로 의혹과 관련한 핵심 당사자에 대한 소환 조사를 잇달아 진행한다. 우선 23일 오전에는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 24일 오전에는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을 각각 범인도피 및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역시 23일 오전에는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다. 박 전 장관은 지난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외교부 장관을 역임했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 임기 중인 2023년 12월부터 이종섭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관련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을 상대로 재임 시기에 있었던 호주대사 임명 관련 대통령실의 지시 사항 및 외교부 조치 사항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한 수사도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특검팀은 오는 23일 오전 10시 이종섭 전 장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이 전 장관은 지난 17일 '도피성 호주 대사 임명 의혹'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았지만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것은 오는 23일 소환이 처음이다.
특검팀은 같은 날에는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키맨)로 알려진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대한 6차 소환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 전 사령관은 직권남용 및 모해위증 혐의 피의자 신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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