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버리기 전에 빨아" 캄보디아서 강제로 마약 흡입한 한국男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5.10.01 18:13  수정 2025.10.01 18:13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한국인 피해 사례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 20대 한국인 남성이 중국 국적 범죄 조직원으로부터 마약 투약을 강요받는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KBS

1일 KBS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잔뜩 겁에 질린 한국인 남성이 무언가 담긴 통을 든 채 하얀 연기를 마시고 뱉기를 반복한다. 남성이 들고 있는 통은 필로폰을 연기로 흡입하는 장치인 '프리베이스'다.


영상에는 고압적인 목소리로 "빨라고 더 세게! 더 빨아!" "죽여버리기 전에 마셔, 빨리 쭉! 더 세게! 세게!" 등 명령하는 음성도 나온다. 주춤하던 남성은 결국 흡입을 이어간다.


영상 속 한국인 남성 A씨는 지난 8월 캄폿 주 보코 산악지대 범죄 단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범죄 단지는 중국인들이 자본을 대고, 젊은 한국인들을 고용해 한국을 향해 보이스피싱 등 각종 사기 범죄를 저지르는 소굴이었다.


A씨는 지난 7월 '현지에 가면 본인의 은행 통장을 비싸게 팔아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국내 브로커 소개로 캄보디아에 갔다가 납치 및 감금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이 마약을 강제 투약한 건 탈출을 더욱 어렵게 만들기 위해서인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캄보디아 내에서 우리 국민 취업 사기·감금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프놈펜에선 50대 한국인 남성이 중국인 4명과 캄보디아인 1명에게 체포돼 납치·고문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피해자는 흰색 차량을 몰고 카페에 들렀다가 다시 차량으로 돌아가던 순간 검은색 차를 타고 나타난 용의자들에게 붙잡혀 끌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겨냥한 납치·감금 피해는 지난 2023년 17건에서 지난 8월 기준 330건으로 급증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16일 오후 5시부로 캄보디아 내 일부 지역에 대해 여행 경보 단계를 조정했다. 이에 따라 프놈펜에는 2단계(여행 자제), 시하누크빌·보코산·바벳 등에는 2.5단계에 해당하는 특별 여행 주의보가 각각 내려졌다. 외교부는 해당 지역을 방문할 예정인 국민에게 여행 취소·연기를 권고하고, 체류 중인 국민에게는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할 것을 당부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