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아 서울 도심이 거대한 예술 무대로 변모했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순수공연 예술축제 ‘서울어텀페스타’가 지난 4일 서울광장에서 성공적으로 막을 올렸고, 23일 역사의 ‘서울거리예술축제’는 6~8일 서울광장, 청계천 일대에서 열린다. 11일에는 노들섬에서 생활예술가 500여명이 참여하는 ‘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이 진행된다.
이는 과거 귀성과 차례 중심으로 여겨졌던 명절의 풍경이 도심 속에서 문화를 향유하는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1월 12일까지 총 40일간 진행되는 ‘서울어텀페스타’는 연극, 무용, 음악, 전통예술 등 순수공연예술 축제가 집중되는 가을시즌에 맞춰 서울의 공연예술 가치를 국내외로 널리 알리는 교두보로서 '국제 공연예술 플랫폼 서울'이 되기 위한 포부를 담았다.
‘서울어텀페스타’는 프랑스 아비뇽·영국 에든버러 축제를 지향한다.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서울에도 예술가들이 주축이 되고, 시민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축제가 필요하다”며 “44년의 서울연극제, 43년의 서울무용제 등 79년이 된 아비뇽 축제와 같은 오래된 축제가 있다. 서울에서 축제를 시작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역사에 죄를 짓는다는 생각으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2003년 시작해 23회째를 맞은 ‘서울거리예술축제’는 올해 ‘서울어텀페스타’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함께 한다. 청계광장에서 청계9가까지 5.2km 구간이 축제 무대로 확장돼 거리예술, 무용, 전통연희, 서커스, 전시 등 국내외 30여 편의 작품이 도심을 가득 채운다. △기획제작 △국내외 공모 △초청 △국제교류 △협력사업 등으로 구성된 이번 축제에는 122명의 예술가가 참여해 3일간 총 146회의 공연을 펼친다. 기획공연 ‘서울의 울림 그리고 어울림’은 전통 판소리·사물놀이와 미디어아트·현대무용·태권도를 결합한 무대로 서울광장에서 펼쳐진다.
올해 새롭게 선보이는 ‘아트레킹(Artrekking)’은 청계광장에서 청계9가까지 걸으며 공연과 전시를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구간별로 ‘지금 서울 길’ ‘그 때 서울 길’ ‘우리 서울 길’이 마련된다. 완주 지점에서는 명절 음식을 나누는 ‘예술주막’이 시민들을 맞이한다. 또 누구나 무대에 오르는 ‘피아노 서울’이 청계천 황학교 구간에서 펼쳐지며, 시각장애인 마림비스트 전경호의 특별 무대도 예정돼 있다. 이밖에도 포토존, 스탬프 투어,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시민이 직접 주인공이 되는 무대도 마련됐다. ‘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은 전문 예술가가 아닌, 일상 속에서 예술을 즐기는 시민 동호회와 개인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췄다. ‘예술로 물들이는 가을, 생활로 스며드는 예술’과 ‘동행’을 주제로 시민예술가 12팀이 참여하는 경연무대가 펼쳐지고, ‘동행과 참여’를 주제로 한 시민예술가의 체험 부스, 정은혜 작가의 특별전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한 공연 관계자는 “추석 연휴 서울 도심에서 펼쳐지는 일련의 축제들은 명절의 의미를 확장하는 식이다. 고향을 찾는 대신 도심에 머무는 시민, 역으로 서울을 찾은 귀경객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문화적 경험을 채울 수 있도록 한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예술은 광장과 거리를 채우며 시민들이 서로 소통하는 계기를 만들고, 도시의 공간적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또 전통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조명하며 우리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는 역할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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