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하며 여객선 키 제대로 조종하지 않아 좌초 사고 낸 혐의
사고 당시 조타실 벗어났던 선장에 대해선 선원법 위반 혐의 적용
지난 20일 오전 전남 목포시 삼학부두에서 해경과 국과수가 2만6000t급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에 대한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경이 전남 신안군 장상도 인근 해상에서 대형 여객선이 좌초된 사고와 관련, 일등항해사와 조타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다.
21일 해경에 따르면 목포해양경찰서는 여객선을 좌초시켜 탑승객들을 다치게 한 혐의(중과실치상)로 긴급체포한 퀸제누비아2호 일등항해사 40대 A씨·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40대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다.
이들은 지난 19일 오후 8시17분쯤 전남 신안군 족도 인근 해상에서 딴짓하면서 퀸제누비아2호의 키를 제대로 조종(조타)하지 않아 좌초 사고를 낸 혐의를 받는다.
사고 당시 휴대전화를 본 것으로 조사된 A씨는 사고 지점으로부터 1600m 떨어진 해상에서 변침(방향 전환)을 해야 했지만 이를 실행하지 않았다.
키를 직접 조작하거나 자동항법장치를 수동 변환하는 업무를 하는 B씨는 "조타실 안에서 자이로컴퍼스(전자 나침반)를 보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해경은 사고 당시 조타실을 벗어났던 60대 선장 C씨에 대해서는 선원법 위반 혐의를 적용, 형사 입건할 계획이다.
사고 전 퀸제누비아2호가 항해했던 구간은 협수로로, 좁은 수로를 지나갈 때는 선장이 직접 선박의 조종을 지휘해야 하지만, 이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해경은 보고 있다.
여객선 안 선장실에서 C씨가 무엇을 했는지, 조타실에서 A·B씨가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번복된 진술이더라도 조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A씨의 초기 진술을 토대로 선체 결함 여부를 살펴보는 감식도 이어가고 있다.
제주에서 지난 19일 오후 4시45분쯤 승객 246명, 승무원 21명 등 267명을 태우고 목포를 향해 출발한 퀸제누비아2호는 같은 날 오후 8시16분쯤 신안군 장산도 인근 무인도인 족도 위에 선체가 절반가량 올라서며 좌초했다.
좌초 충격으로 어지럼증·통증 등을 호소한 승객 30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고,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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