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기모토 유우·김혜지 한일 청년의원 대담
한일월드컵 때 고교생이었던 스기모토 의원
"일본 대학생들의 한국 답사여행도 계획"
김혜지 "취업·창업서도 교류 더 많았으면"
미래의 주역인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와 일본 모두 연령별 투표율을 살펴보면 청년층의 투표율이 가장 저조하다. 청년의 정치 참여가 미진한 이유는 관심이 없어서일 수도 있고, 관심을 가지고 싶어도 여건이 안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한일 양국의 청년들은 각각 1992년 버블 붕괴와 1997년 IMF 사태를 겪은 뒤로, 취업난과 양극화 등 정치에 관심을 갖기에는 먹고살기 힘들고 너무 바쁘기만 하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30대에 뜻을 세우고 현실정치에 뛰어들어 한일 양국에서 청년정치인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인물들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21년 정치에 입문해 이듬해 서울시의회에 등원한 김혜지(36)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그리고 일본에서는 지난 2019년 정치에 뛰어들어 재선 고지에 오른 스기모토 유우(杉本優·41) 자유민주당 도쿄도 아다치구의원이 주인공이다.
데일리안은 매주 릴레이 형식으로 우리나라의 뜻있는 청년정치인을 조망하는 '젊치인' 연속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때마침 아다치구의회 내의 청년 의원들과 함께 방한한 스기모토 의원과 김혜지 의원의 특별대담 형식으로, 한일 양국 청년정치인들의 정치와 정책에 대한 고민, 그리고 한일 양국 청년들의 교류 확대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대담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됐다.
30대라는 젊은 나이에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와 관련해서는 김혜지 의원과 스기모토 유우 의원 사이에서 지역사회에 대한 고민이 공통점이었다. 오랫동안 대중교통 등 지역의 편의가 개선되는 게 없다든지, 가족의 치매 등 고령사회에 대한 지역의회 차원에서의 대책 미비 등에 문제의식이 있었다.
김혜지 "文정권 때 '안되겠다'고 생각해
강동구 지역 편의 개선시키고 싶은 마음"
스기모토 "아다치구 고령화 심한 지역
치매 대책 등 세워야겠다는 생각 많아"
스기모토 유우 일본 자유민주당 도쿄도 아다치구의원과 김혜지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한일 청년정치인 특별대담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김혜지 의원은 "문재인정권 때 청년층이 집도 살 수 없게 되는 시대를 보내면서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 2021년에 국민의힘에 입당했다"며 "시의원이 되려는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지역구(강동구)가 민주당 텃밭이라 상대 진영이 강하다고 해서 아무도 출마하려는 분이 없었다. 내게 제안이 와서 나가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 지역에서는 민주당이 14~16년 정도 정치를 전단했는데, 지역에 대중교통 하나 편의가 나아지는 게 없었다"며 "강동구에서 쭉 자라온 사람으로서 안타까움이 컸고, 그런 것들을 개선시키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부연했다.
스기모토 유우 의원도 정치 입문의 계기에는 다소 우연적인 측면이 있었다. 스기모토 의원은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던 중에,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게 돼서 죄송하지만, 아버지께서 치매에 걸리셨다"며 "일본에서는 이렇게 되면 간병 때문에 퇴직을 하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직장이 한 시간 거리였다. 아버지가 그렇게 되시니까, 학교 교사에서는 퇴직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한국은 누구나 예비후보로 등록을 할 수 있고, 경선을 거쳐 정규 후보가 되는 제도 아니냐. 일본의 경우에는 그런 수속과 절차가 없다. 은퇴를 하는 분이 있어야 자리가 난다"며 "경쟁을 해서 후보가 되는 게 아니라, 은퇴를 하는 분이 '다음엔 네가 하라' 하는 식이다. 구의원 후보는 공식적으로는 모집을 하고 경쟁을 하는 듯도 하지만, 사실은 원래 정해진 후보가 있는 것"이라고 웃음을 지었다.
아울러 "내가 퇴직을 하고 일이 없을 때 '출마하겠느냐'는 제안이 왔다. 앞서 말했듯이 인맥이 있어야 출마할 수 있는 문화가 있는데도 말이다"라며 "나같은 경우에는 인맥이 없는데도, 아버지가 주류판매점 운영을 해서 아시는 분이 많았다. 우리 아버지를 잘 알고, 내가 퇴직을 했다는 것을 잘 아는 분이 '그 사람이 지금 일자리가 없으니까, 선거에 가볍게 나갈 수 있는 입장'이라고 소개를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등학교에서 정치·경제를 가르쳤기 때문에 정치에 대한 관심은 있었다. 아다치구가 저출산 고령화가 심한 지역이다. 아버지 같이 치매가 되는 분도 많다. 그런 것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그래서 선거에 나가겠느냐는 제안을 받았을 때, 나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아지원' 정책제안 내놓은 스기모토에
김혜지도 고개 끄덕이며 깊은 공감 표해
"기성정치인에선 나올 수 없는 이야기
청년정치인, 참신한 아이디어 낼 수 있어"
스기모토 유우 일본 자유민주당 도쿄도 아다치구의원과 김혜지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한일 청년정치인 특별대담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스기모토 유우 의원은 홈페이지에서 △고령자·장애인 재해 대책 △인지장애 조기 발견 △가사지원·송영지원 등 빈틈없는 육아 지원 △구 장학금 수급 대학생의 관내 초·중학생 과외 서포트 등 다양한 정책 제안을 내놓고 있다. 모두 우리나라에서도 공통적으로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김혜지 의원은 "스기모토 의원께서 하고 계시는 육아 지원, 경력단절여성의 이야기들은 기성정치인에게서는 나올 수가 없다"며 "서울시의회에도 20~30대 청년의원이 열여섯 명이 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젊은 사람들에게 정책효능감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중교통 같은 경우에도 버스를 신설하고 지하철을 증차하고 싶은데, 공무원들은 '이것은 이래서 안되고, 저것은 조례에 막히고, 그것은 기술적으로 안된다'고 한다"면서도 "그래도 우리가 아이디어를 내주면 '검토해보겠다'고 하고, 괜찮으면 오케이가 된다. 결국 청년정치인이 필요한 이유는 참신한 정책 아이디어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자부했다.
스기모토 의원은 "말씀하신 육아 지원 정책은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지사가 '도쿄에서 육아를 하면 공짜'라는 정책을 펴고 있다. 아다치구도 도쿄도에서 지원을 많이 받아서 육아정책을 해내고 있지만 뭐든지 조금 늦다"며 "치바 현에서는 정책으로 육아 지원을 아주 많이 하고 있다. 우리 아다치구와 붙어 있는 곳이다보니 경쟁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청년 정치참여 제고에 대해선 깊은 고민
모의선거·줌·구글폼 등 아이디어 교환
"와세다 가보니 일본 대학생들은 한국
대학생이 정치에 관심 많다고 느끼지만"
스기모토 유우 일본 자유민주당 도쿄도 아다치구의원과 김혜지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한일 청년정치인 특별대담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청년들이 정책효능감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더라도, 결국 청년들이 투표를 하지 않으면 도루묵이 된다. 정치인은 결국 표(票)를 쫓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스기모토 의원과 김 의원 사이에서 공통적인 고민이 느껴졌다.
스기모토 의원은 "최근 내가 졸업한 와세다에 가서 학생들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며 "일본 대학생들은 한국의 대학생들은 자신들보다 정치에 관심이 많다고 느끼고 있다. 그런데 막상 연령별 투표율을 보면 큰 차이가 없더라"고 웃었다.
이어 "지방의원으로서 (학생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 제고를) 지원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주권자 교육이라는 주제로 모의 구청장 선거를 했었다"라며 "고교생 그룹을 모으고 지방의원들이 한 그룹에 한 명씩 끼어서 같이 논의하고 어드바이스 해서, 정책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 아다치구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도 제공하고, 한 그룹에서 한 명씩 구청장 후보를 세워서 모의선거를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한국보다 정당이 다양하지 않느냐. 5~6개 그룹이 있었는데, 우리 젊은 구의원들이 한 명씩 배치됐다"며 "모의선거라서 정책적인 대립이나 차이도 있었지만, 좋은 행사였다"고 뿌듯해 했다.
김혜지 의원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고등학생과 달리 청년 유권자가 되면) 청년들은 일단 시간이 없다"라며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시간이 많으시니까 뭘해도 오시는데, 청년들은 시간 내기가 어렵고 활동이 어렵더라"고 문제 지점을 짚었다.
아울러 "온라인으로 생활형 정치콘텐츠를 진행하면 청년들이 쉽게 접근하고 관심을 많이 가질 것 같다"며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정치 참여를) 할 수 있도록 줌이라든지 구글 폼이라든지 다양한 방안을 궁리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스기모토 "한일 월드컵 때는 미래지향적
으로 교류해가자는 분위기가 넘쳤다"
김혜지 "양국 지자체에서 MOU 더 많이
맺어 협력 사업을 확대했으면 하는 바람"
스기모토 유우 일본 자유민주당 도쿄도 아다치구의원과 김혜지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한일 청년정치인 특별대담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정도원 기자
한일 청년 간의 교류 확대와 지방의원의 역할에 대해서는 한일을 대표하는 청년정치인인 두 의원 모두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교류를 원하는데도 재원이 부족해서 못하는 경우가 있다면, 지원하는 제도가 한일 양국의 협력 하에 창설됐으면 하는 바람도 나왔다.
스기모토 유우 의원은 "내가 84년생으로, 대학은 03학번이다. 제1차 한류 붐 때 고등학생이었는데, 한일 월드컵이 있었다. 그 때 당시에는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같이 교류해나가자는 분위기가 넘실거렸다"며 "그런 분위기에서 (한일 관계에) 관심을 갖게 됐기 때문에, 한일 청소년·청년들이 교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다른 사람보다 많이 갖고 있다"고 자임했다.
이어 "김혜지 의원께서 말씀하셨듯이 한일 젊은이들 중에 서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며 "지방의정·지방행정 안에서 한일 간의 교류를 강화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대학생들을 한국에 데리고 가서 답사여행을 하는 것도 많이 계획했다"며 "그런데 한국에 대해 더 이해를 하고 싶고, 교류를 하고 싶은데, 돈이 없는 분들도 많다. 그러한 젊은이들을 지원하는 제도를 한일 간에 협력해서 만들자는 생각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제시했다.
이에 김혜지 의원은 "일단 취업이나 창업 부분에 있어서 한일 교류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청년정치인이 같이 발전시켜 나갔으면 좋겠다"고 화답하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양국의 대학이나 지자체가 MOU를 더 많이 맺거나 협력 사업이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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