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경선룰' '당게 논란 조사' 등으로
잠잠했던 계파 갈등 한꺼번에 분출
"지도부가 '계파갈등' 프레임을...
당내서 하나둘 목소리 내기 시작"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주안역 인근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 사태 1년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지방선거 경선에서의 당심 70% 상향룰을 비롯해 한동훈 전 대표와 친한(한동훈)계를 겨냥한 당원게시판 논란 조사 및 김종혁 전 최고위원 징계절차 재개 등이 연달아 추진되면서 그간 잠잠했던 갈등 요인이 한꺼번에 분출해 당내 공기가 다시 날카로워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권영진 의원은 1일 SBS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장동혁 대표가 당게 논란 조사를 당무감사위원회에 지시한 데 대해 "이제 와서 좀 뜬금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장외투쟁을 주도하면서 하나로 똘똘 뭉치자고 얘기하고 있는데 역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권 의원은 "한동훈 전 대표하고 가까운 분들이 가만 있겠느냐"라며 "결국은 그동안 잠복돼 있던 이 친(親)한과 반(反)한, 친윤(윤석열)과 반윤 이 갈등이 다시 표면 위로 드러나서 하나로 똘똘 뭉치지 못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이 문제를 다시 들춰내서 감사하겠다는 건 제가 볼 때는 타이밍상 잘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용태 의원은 장 대표의 행보가 윤어게인 등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조치라고 규정했다.
김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아침저널'에서 "지금 지도부가 윤어게인 분들에게 너무 휘둘리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며 "윤어게인이 '계엄 1년 사과 메시지는 필요 없다'며 계속 흔들자 지도부도 이분들을 규합할 무언가가 필요해 게시판 감사로 연결된 것 같다. 지도부가 지금 상황에서 이걸 할 필요가 있나, 과연 여기까지 올 문제인가라는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장동혁 체제 출범 직후에는 계파 갈등이 수그러들었다는 자평이 있었지만 최근 기류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단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장 대표가 이른바 친한계 숙청에 속도를 내자, 중간지대를 자처했던 의원들까지 비판 행렬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잇단 장외집회에서 내부 결속을 강조했지만 실제 행동은 정반대라는 지적과 함께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불안 요인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 경선의 '당심 70%' 공천룰도 갈등을 확대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의 공개 비판과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이 제시한 '당심 70%·민심 30%' 안은 사실상 확정 수순에 들어간 분위기다.
이 모든 결정에 장 대표의 의중이 짙게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지도부가 쉽게 기조를 철회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오히려 더욱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는 상황이다.
결국 내홍은 더 깊어질 것이란 비관론이 팽배하다. 특히 친한계가 아닌 중간지대를 자처해온 의원들까지 자발적으로 모여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지도부가 태세를 전환하지 않는 한 이들의 압박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이 시기에 당게 논란 조사 등을 하는 것 자체가 장 대표의 개인적 의도가 다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 지도부가 계파갈등 프레임을 갖고 싶겠지만 실제 움직이는 분들은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바라봤다.
이 의원은 "우리 당이 변화하고 혁신을 하려면 지금까지 침묵했던 중간지대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그리고 변화의 시작이 이번 12월 3일이 되길 바라는 것이다. 권 의원이 초재선 모임을 한 것도 계파를 초월해 현재 지도부의 행보에 위기 의식을 느껴 장 대표에게 메시지를 내달라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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