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고민하지 않는 정부, 치솟는 밥상 물가
정부·여당은 특검과 정적 제거에만 혈안
소구력 있는 구상과 비전 필요한 국민의힘
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 2%대 중반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석유류 가격과 일부 수입산 먹거리가 많이 오르는 등 고환율 효과가 가시화한 가운데 생활물가가 3% 가까이 올라 1년 4개월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7.20(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2.4% 올랐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수입 과일 판매대 ⓒ연합뉴스
정권 흔들기를 위한 줄탄핵과 국회 폭거…. 거대 야당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공세는 국정을 극한 대치로 몰아넣었다. 사법 리스크로 궁지에 몰린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치생명을 건 파상공세로 대응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를 정치로 풀지 못하고 있었다.
꼬일 대로 꼬여버린 국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선택한 것은 비상계엄. 그날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은 또 한 번 탄핵이라는 결과를 받아들게 되었고, 이를 둘러싼 모든 과정은 국민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탄핵 이후에 치러진 대선에서 각 진영은 사즉생의 각오로 치열하게 싸웠다. 당의 외부, 내부를 가리지 않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국민의힘은 승리하지 못했고 사법 리스크를 잔뜩 안고 있었던 사람이 새로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상황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모아주었던 국민들은 오랫동안 상실감을 감추지 못했다. 부정하고 싶었지만, 부정할 수 없었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 지금 국민 앞에 펼쳐진 정치 상황은 어떤가. 상황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울수록 단순하게 생각해 보자. 민생을 위한 정치인가, 아닌가.
지금의 정부는 '민생'을 두고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현재 밥상 물가가 크게 치솟고 있는데, 어떤 대처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계속되고 있는 고환율 여파로 소비자물가가 11월엔 2.4% 상승을 기록했고, 가계 구입 빈도가 높은 품목들을 반영한 생활물가지수는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장을 보러 가보면, 쌀값도 높고 사과나 귤 등 과일 사기가 망설여진다.
이재명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인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특별성명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이 대통령은 최근 물가 상승 움직임과 관련해서 '이전 정부에서 올 전반기까지 있었던 일에 비하면 지금 물가는 꽤 안정된 편'이라며 '지금 경제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국민 누구도 경제 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대내외 여건을 보더라도 지금 빠른 경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다. 장기 수익 극대화가 목적인 국민연금을 활용해 단기적 시장 안정을 위한 환율 방어에 나서겠다는 무책임한 이야기를 꺼내는 정부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민생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은 각종 특검과 정적 제거에만 혈안이 되어있다. 출범시킨 3대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은 높은 확률로 줄줄이 기각됐다. 그렇다 보니 성과를 위해 무리한 정치적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거대 여당은 혼란을 틈타 12월 1일, 국회본청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법률안 발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또한 법사위 소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과 법왜곡죄 법안이 통과되었다. 이는 사실상 사법부를 무력화하고, 결국 '특별한 목적'을 가진 집단이 헌정질서를 흔들 수 있는 위험한 수단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어떤가. 나라를 위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 진심이 국민에게 잘 전달되고 있을까.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같은 당 소속이라도 개인의 정치적 계산이 없을 수 없다. 그래서 더욱 이를 하나로 묶을 소구력 있는 당의 철학과 구상 그리고 비전이 필요하다. 만약 이것이 빈약하거나 결핍된 상태가 지속된다면, 행동의 결핍으로 이어져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할 것이다. 국민의힘이 지속가능한 길을 열고, 길을 넓히려면 반드시 질적으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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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송서율 국민의힘 전 부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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