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시작부터 충돌…우원식-나경원, '마이크' 두고 극한 대치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5.12.09 17:53  수정 2025.12.09 18:12

목례 없이 단상 오른 나경원에

시작부터 우원식과 충돌 벌어져

"의제 관련 없는 발언" 이유로

마이크 강제 차단 후 장시간 대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의 무제한토론 도중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의 선례에 어긋나게 임의로 마이크를 끄자, 여야 양당의 의원들이 몰려나와 우 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필리버스터의 첫 주자로 나선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우원식 국회의장이 충돌하면서 국민의힘 필리버스터가 시작부터 제동이 걸렸다. 나경원 의원이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통해 본회의에 상정됐다는 점을 문제 삼자, 우원식 의장이 의제와 관련 없는 발언이란 이유로 마이크를 임의로 차단하면서 갈등이 격화됐다.


나 의원은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나섰다. 해당 법안은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뒤 지난 3일 여당 주도로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바 있다.


나 의원은 우 의장에게 별도의 목례 없이 곧바로 필리버스터에 나섰고 우 의원은 "국회의장에게 인사하는 것은 국민에게 하는 것이며 그런 점에서 나 의원 인격을 우리 국민이 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지적하며 부딪쳤다.


이후 나 의원이 민주당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운영 방식과 의회 독재 등을 문제 삼자, 우 의장은 의제와 관련 없는 발언이라는 이유로 수 차례 중단을 명령하며 마이크를 강제로 차단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장석 앞으로 나와 강하게 반발하며 항의했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고성으로 대응하면서 다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다시 마이크가 켜진 뒤 나 의원은 발언을 이어갔으나 우 의장은 나 의원이 계속해 의제와 상관없는 발언을 진행하고 있다며 또다시 마이크를 차단했다.


나 의원은 관련 법안이 민주당의 패스트트랙을 통해 올라왔기에 의제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고 우 의장은 가맹사업법에 대한 내용만 발언할 것을 요구했다.


우 의장은 "국회법 102조에 의제 외에 발언 금지, 의제와 관련 없거나 허가 받은 발언의 성질과 다른 발언은 해서는 아니된다고 돼 있다"며 "의제 안에서 발언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나 의원은 개인적으로 준비한 무선 마이크를 통해 발언을 재개했고, 우 의장은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지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느냐"라고 따졌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 의장석에 나와 나 의원을 거들자 우 의장은 "잘 모르면 가시라"고 쏘아붙였다.


우 의장은 "의제 안으로 들어오면 마이크를 주겠다 했다" "국회 절차라는 게 있는데 마음대로 하면 어떡하느냐"라고 거듭 지적했고, 나 의원은 이를 거부하며 마이크를 켜줄 것을 요청했다.


우 의장은 "발언 도중 의제 밖 이야기를 꺼낼 수 있지만, 아예 (처음부터) 의제 밖에서만 이야기하면 안된다"고 수 차례 주장했고, 나 의원은 "의장 마음대로 한다. 이전 이석현 민주당 국회부의장은 그렇게 진행하지 않았다"고 맞서면서 소동은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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