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안 꺼진다" 신고했는데...소방대원 안일함에 80대 사망

전기연 기자 (kiyeoun01@dailian.co.kr)

입력 2025.12.12 07:22  수정 2025.12.12 09:14

80대 남성이 "불이 안 꺼진다"며 구조를 요청했으나 119 상황실의 안일함으로 출동이 지연돼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11일 전북자치도소방본부는 지난 6일 오전 0시41분쯤 전북 김제시 한 주택에서 응급안전안심서비스 장치(화재감지기)를 통한 긴급 호출이 119로 접수됐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상황실 근무자는 즉시 거주자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확인했으며, A씨는 "불이 안 꺼진다", "지금 무슨 소리가 난다", "캄캄해서 큰일 났다"고 알렸다. 하지만 근무자는 이를 실제 재가 아닌 화재감지기 불빛으로 이해해 출동 지시를 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응급 호출을 함께 접수한 보건복지부도 소방 당국에 출동 여부를 다시 문의했으나, 상황실 근무자는 감지기의 오작동 가능성을 설명하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하지만 12분 뒤인 0시53분쯤 이웃 주민이 "불이 났다"고 신고하면서 소방대원들이 뒤늦게 동했다. 이미 화재는 가장 거센 최성기에 접어든 상태였고, 오전 2시9분쯤 불길이 잡혔다. A씨는 결국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전북자치도소방본부는 "신고 접수 과정에서 잘못된 판단과 안일한 처리로 신속한 출동이 지연됐다"면서 "실관계를 면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19 신고 접수 시 정확하게 상황을 판단할 수 있도록 신고 접수자 1인의 판단이 아닌 교차 확인을 통해 신고내용을 상호 판단하는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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