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논의 설연휴 전 마무리될까…의료계 2035년 추계치 '저지선'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1.05 11:58  수정 2026.01.05 12:11

의대 정원 논의 위한 보정심, 6일 첫 회의 돌입

1월 회의 집중 개최…이달 말~2월 초 결론 가능성

의협 “2040년 기준 전망 수긍 어려워…2035년 기준 삼아야”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연합뉴스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둘러싼 논의가 이달 속도전에 돌입한다.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가 의사인력 수급 추계 결과를 토대로 정원 규모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빠르면 설 연휴 이전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논의가 속도감 있게 추진되는 것과 달리 의료계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의료계 내에서 의대 정원 증원 자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크고, 불가피하게 증원을 수용해야 할 경우에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 최종 결정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정심은 오는 6일 2차 회의를 열고 지난달 말 의료인력추계위원회(추계위)가 발표한 의사 수급 추계 보고서를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를 진행한다. 보정심은 보건의료 발전계획 등 주요 정책 심의를 위해 구성된 복지부 소속 심의기구로,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관계부처 차관과 수요자·공급자 대표, 전문가 등 총 25명이 참여한다.


앞서 추계위는 2035년과 2040년을 기준으로 한 의사 수급 추계 결과를 심의·확정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035년에는 최소 1535명에서 최대 4923명, 2040년에는 5704명에서 최대 1만1136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복지부는 이달부터 의과대학 정원 규모 논의를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으로, 이달 한 달간 매주 보정심 회의를 열어 증원 규모를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안건이 있을 때만 비정기적으로 소집되기 때문에 매주 회의를 여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추계 방식과 결과를 둘러싼 의료계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의대 정원 발표까지 논의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추계위 발표 직후 입장문을 통해 “변수를 조금만 달리해도 예상값이 두 배 가까이 차이 날 만큼 의사 수급 예측은 불확실성이 큰 영역”이라며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검증 방법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도 “추계위의 성급한 결론에 유감을 표한다. 현재 의대 재학생들의 교육 여건도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며 “이미 있는 젊은 의사들을 어떻게 양성하고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 반발의 핵심은 추계 방식에 있다. 현장의 과도한 노동 강도와 필수의료·지역의료 붕괴, 수련 환경 악화 등 복합적인 구조적 문제가 누적돼 있음에도, 이번 추계는 이러한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충분한 논의와 검증 과정 없이 산출된 결과라는 점에서, 정책 판단의 근거로 삼기에는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수급추계는 자료와 방법론 모두에서 심각한 한계를 안고 있다”며 “정부와 의료계간 이견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평행선을 달리다 데드라인에 맞춰 결론을 밀어붙이는 방식은 중대한 국가 의료정책을 다루는 태도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다만 증원이 불가피하다면 추계위가 제시한 시점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2035년을 마지노선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2035년을 기준점으로 의사 수요 추계의 최소치인 1535명을 적용할 경우 연평균 증원 규모를 200명 선으로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증원 개시 시점을 늦출 수도 있다.


의료계는 장기 전망일수록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비교적 근접한 시점의 추계를 정책 판단의 근거로 삼아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2035년을 기준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추계 산출법인 ‘아리마(ARIMA)’ 모형은 예측 시점이 멀어질수록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2040년을 기준으로 한 전망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정부에서는 2035년 기준으로 의사 1만5000명이 부족하다고 발표했지만, 이번 추계에서는 최소 1500명 부족으로 제시됐다”며 “같은 시점을 두고도 1만3000명 이상의 차이가 발생하는 만큼, 현재 방식으로 2040년 전망을 정책 기준으로 삼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아직 최종 결정 시점을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입시 일정상 논의를 장기간 미루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이달 말에서 2월 초 사이 결론이 도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방영식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은 추계위 브리핑에서 “최종 결정 시기는 논의 결과에 달려 있어 미리 특정하기 어렵다”면서도 “입시 절차를 고려하고 충분한 논의를 위해 1월 중 집중적으로 회의를 개최하자는 논의가 보정심 1차 회의에서 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의대 입학정원은 장기간 3058명을 유지해왔으나, 2025학년도에 한시적으로 4567명으로 확대됐다. 이후 의정 갈등 해소와 전공의·의대생 복귀를 위해 정부가 증원 방침에서 물러서면서, 현재 신입생을 모집 중인 2026학년도에는 다시 3058명으로 환원된 상태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