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링 감독, 부임 기간 38.1%에 불과한 승률
퍼거슨의 영광, 극성 팬들, 기준 없는 구단 수뇌부
경질을 피하지 못한 후벵 아모링 감독. ⓒ AP=뉴시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이번에도 인내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후벵 아모링 감독을 경질했다. 부임 후 14개월 만이다.
맨유는 5일(한국시간) 성명을 통해 "아모링 감독이 감독직에서 물러난다"라며 "팀이 프리미어리그 6위에 머무는 가운데 구단 경영진은 변화를 위한 적절한 시점이라는 결정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4년 11월 맨유 감독직에 오른 아모링 감독은 큰 기대를 받았으나 막상 뚜껑을 열자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공식전 63경기를 치른 가운데 24승 18무 21패를 기록,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이후 최저 승률(38.1%)에 머물며 경질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심지어 아모링 감독은 지나친 선수 영입에 대한 요구로 구단 수뇌부와 수시로 마찰을 빚었고, 전술과 관련해 선수들과 불협화음을 일으키며 팀 분위기를 최악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맨유는 정식 감독을 임명할 때까지 18세 이하 팀을 맡고 있는 대런 플레처 코치에게 임시 감독직을 맡길 예정이다.
맨유는 화려했던 알렉스 퍼거슨 시대를 마치자마자 긴 암흑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퍼거슨 감독이 물러난 뒤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스 판 할, 주제 무리뉴, 올레 군나르 솔샤르, 에릭 텐 하흐, 그리고 이번 아모링 감독까지 총 6명이 팀을 거쳤고 세계적 명장부터 팀 이해도가 높은 레전드 출신, 실험 정신이 강한 젊은 지도자 등 다양한 성격의 감독들이 사령탑에 올랐다. 그러나 결과는 매번 실패로 귀결됐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먼저 맨유는 27년간 팀의 모든 권한을 쥐고 우승을 휩쓸었던 퍼거슨의 그림자가 너무도 짙었다. 퍼거슨 감독이 은퇴한 뒤에도 팬들과 보드진의 눈높이는 ‘우승권’에 머물렀고, 맨유를 거친 모든 감독들은 부임 내내 차원이 다른 강도의 성적 압박에 시달렸다.
특히 퍼거슨 은퇴 후 EPL 시장의 규모가 커지며 ‘빅6’ 시대로 접어들었고, 무엇보다 이웃인 맨체스터 시티가 시대의 지배자로 떠오르며 퍼거슨의 영광을 재연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되고 말았다.
퍼거슨 은퇴 후 빅6 감독 및 우승 횟수. ⓒ 데일리안 스포츠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은 물론 비축구 전문가인 에드 우드워드 부회장 또한 팀의 방향성을 결정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잦은 감독 교체는 선수단에 혼란만 야기했고, 팀 색깔 또는 전술에 어울리지 않는 값비싼 선수들이 합류하며 조화와 먼 팀이 되고 말았다.
또한 구단은 감독에게 확실한 힘을 실어주기 보다 선수들의 마케팅 가치에 더 큰 비중을 뒀다. 이렇다 보니 고액 연봉을 받는 스타 플레이어들은 감독의 전술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스스럼없이 불만을 내비치는 경우가 잦았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제이든 산초, 폴 포그바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다고 우승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맨유는 퍼거슨 은퇴 후 FA컵과 EFL컵에서 각각 두 차례 우승, 그리고 유로파리그 정상에 오르는 등 5번의 우승을 경험했다. 하지만 이 모두 단기 성과에 불과했고 이후 조금만 성적이 떨어져도 극성 팬들이 내버려두지 않는 상황이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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