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 골프 선수들에 대해 PGA 복귀 찬성 발언
켑카가 최근 LIV 떠난데 이어 디섐보도 재계약 난항
로리 매킬로이. ⓒ AP=뉴시스
LIV 골프로 떠난 동료들을 향해 ‘배신자’라며 서슬 퍼런 비난을 쏟아냈던 로리 매킬로이가 180도 달라진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매킬로이는 최근 영국의 한 스포츠 팟캐스트에 출연해 “LIV 골프로 간 선수들은 엄청난 돈을 벌었을지 모르지만, 명성을 잃었고 골프계 중심부에서 멀어지는 등 이미 충분한 대가를 치렀다”라고 말했다.
이어 “브라이슨 디섐보뿐만 아니라 누구든 상관없다. PGA 투어를 더 강하게 만드는 선수라면 복귀를 찬성한다”라고 했다.
PGA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하나인 매킬로이는 2022년 LIV 골프가 출범하고 스타 플레이어들이 돈을 좇아 속속 이적을 선택하자 “배신자들”이라는 극단적인 단어를 사용했고 “그들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그러나 수년간 이어온 세계 골프계 ‘자본 전쟁’의 무게 추가 서서히 PGA 투어로 쪽으로 기울자 매킬로이의 입장도 누그러진 것. 특히 매킬로이와 디섐보가 골프계 소문난 앙숙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발언을 더욱 의미심장하게 해석해야 한다.
특히 지난달에는 LIV 골프를 대표하던 스타인 브룩스 켑카가 계약 해지를 선언, 사실상 PGA 투어 복귀를 마음 먹었다. 이를 놓고 매킬로이는 한 발 더 나아가 자신과 타이거 우즈가 중심이 돼 창설한 스크린골프 리그인 TGL 출전을 제안했다.
물론 당장 이뤄질 수는 없다. TGL 또한 PGA가 일정 수준의 지분을 갖고 있어 LIV 골프 선수들의 출전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PGA는 LIV 골프 등 승인받지 못한 타 단체로 이적한 선수에 대해 1년 출전 정지의 징계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매킬로이가 직접 나서 LIV 골프로 떠난 선수들을 포용할 자세를 보임에 따라 PGA도 유화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농후하다. 실제로 PGA 역시 켑카의 계약 해지 소식이 발표되자 마자 “우리는 최고의 골프 선수들이 위대해질 수 있는 경쟁적이고 도전적이며 수익성 높은 환경을 계속해서 제공하고 있다”라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지난해 라이더컵에서 만났던 로리 매킬로이와 브라이슨 디섐보. ⓒ AP=뉴시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역시나 LIV 골프다.
켑카와의 계약 해지에 이어 또 다른 간판 스타인 브라이슨 디섐보와의 재계약 협상마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켑카의 이탈이 디섐보뿐 아니라 존 람 등 다른 특급 스타들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치지 말란 법이 없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새로운 스타 플레이어의 영입마저 순탄치 않다.
그런 가운데 LIV 골프는 올 시즌부터 기존 54홀 3라운드 경기 방식이 아닌, PGA 투어와 마찬가지로 72홀 4라운드로 치른다고 발표했다.
선수들의 세계 랭킹 포인트 획득을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LIV 골프의 정체성과 차별화를 스스로 포기했다는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LIV의 알파벳 L은 로마자로 숫자 5(Ⅴ)를 뜻하며, I와 V 역시 숫자 4(IV)를 의미하는 만큼 ‘54’는 LIV 골프를 상징하는 숫자다.
이를 놓고 매킬로이는 “결국 돈 말고는 다 똑같아지는 것 아니냐”라며 LIV 골프를 비꼬았다. 자본의 힘으로 기존 질서를 파괴하려던 LIV는 동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PGA 투어는 틈을 놓치지 않고 ‘고사’와 ‘포용’ 작전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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