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 '통일교·공천뇌물 특검' 요구하며 단식농성
'與압박·개혁신당 연대·韓제명 논란 잠재우기'
정국 전환 가능성 제기…"'결기' 보이면 효과"
일각선 "내부통합 없이 외부를?" 의문 꺼내기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후 국회본청 로텐더홀에서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단식에 돌입했다. 내란 2차 종합특검법을 본회의에서 강행한 반면 통일교·공천뇌물 특검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이다. 당 안팎에선 장 대표가 이번 단식을 통해 3가지 국면전환 효과를 정조준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그 목적이 달성되기 위해서는 장 대표가 풀어내야 할 문제들이 더 있는 만큼 이번 대여공세가 국면전환 효과를 발휘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15일 오후 3시 51분부터 국회 로텐더홀에서 민주당의 2차 종합특검법 강행 처리에 반대하고 통일교·공천뇌물 게이트 특검 수용을 촉구하기 위해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장 대표는 이날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 '2차 종합특검법 강행 규탄대회'에서 "2차 종합특검과 함께 통일교게이트 특검법도 함께 상정되지 않는다면 어떤 수단이라도 강구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본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를 하기 위해 서는 순간 국회 본회의장 로텐더홀에서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는 단식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3시 38분 본회의에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2차 종합특검법)이 상정되자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연단에 섰다. 앞서 개혁신당이 국민의힘과 통일교·공천뇌물 특검을 공동 추진하기로 하면서 필리버스터 공조에 나선 것이다.
통일교 특검법은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등 민주당 전현직 인사들이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특검이 수사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민주당은 신천지의 국민의힘 개입 의혹까지 수사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야권과 맞서고 있다. 공천뇌물 특검법은 강선우 무소속 의원이 김경 서울시의원으로부터 1억원의 공천헌금을 수수했다는 의혹과 김병기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동작구의원들에게 수천만원의 불법 선거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후 국회본청 로텐더홀에서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당 안팎에선 장 대표의 단식 돌입으로 정국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먼저 단식 농성이란 강경한 투쟁 방법을 선택하면서 일방적으로 법안을 처리하거나 여야 협상을 뒤집은 민주당의 이른바 '입법 독주'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단 기대감이 감지되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달 22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이 본회의에 상정하자 장 대표가 제1야당 대표로 나서 역대 최장 기록인 24시간 필리버스터를 실시하며 당 안팎으로부터 긍정적인 여론을 이끌어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단식 농성도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단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제1야당 대표가 곡기까지 끊어가면서 호소에 나서는데 받아주지 않는다면 민주당 의원들은 의원 자격이 아니라 사람 자격이 없다"며 "나오고 있는 비리를 제대로 수사하자는 건데 민주당은 무슨 말을 자꾸 붙여가며 미루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빨리 특검을 전격 수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민주당이 장 대표의 단식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지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단식까지 하는 것은 결국 민주당이 요구하는 통일교·신천지 특검을 하지 않겠다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잠재우려는 정치적인 쇼"라고 말하며 사실상 장 대표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발언을 꺼낸 바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야당이 단식을 하는 건 본인의 힘이 모아졌지만 외부에 돌파구가 없을 때 하는 것과 자신의 힘이 떨어졌을 때 내부 돌파구로 쓰기 위해 하는 방식이 있는데 (장 대표의 단식은) 시기상 내부용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정부·여당에 압박이 되려면 내부 뿐 아니라 외부 여론이 모아져야 되는데 내부 여론을 모으는 빌드업조차 없는 현 상황에서 민주당이 어떤 압박을 느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이다. 국민의힘과 이른바 '특검 연대'에 나서긴 했지만 선거 연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점을 강조해온 개혁신당이 이번 단식을 계기로 마음을 뒤바꿀 수 있다는 전망에 근거한 것이다.
개혁신당은 이날 장 대표가 단식에 돌입한 뒤 공지를 통해 "현재 이준석 대표는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함께 해외 일정을 소화 중이라 새벽 시간인 현지 특성상 구체적인 일정과 세부 상황을 정리하는 데 다소 제한이 있다"며 "장 대표와의 추가적인 공조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장 대표의 단식 소식을 듣고 공조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조기 귀국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순하게 특검 연대로 시작했어도 제1야당의 대표가 이 정도 결기를 보였으니 개혁신당 쪽에서도 움직임이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라며 "장 대표가 선택을 했으니 이준석 대표도 그에 걸맞는 선택을 해줘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국민의힘 중앙당 윤리위원회의 제명 처분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일각에선 장 대표의 단식이 '한동훈 전 대표 제명 논란'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윤리위원회의 한 전 대표 제명안 의결에 대한 당 안팎의 거센 반발을 마주한 장 대표가 극단적인 대여 투쟁 방법을 선택해 관련 비판 여론을 잠재울 수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에서다.
이 같은 시각에 힘을 보태는 건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의 '제명안 의결' 속도 조절에 나섰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전 대표의 제명안을 재심 신청 기간인 열흘 동안 최고위에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내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와 관련한 당내 분란 확산을 막으면서 명분을 쌓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한 전 대표에겐) 열흘이란 재심 신청 기간이 주어졌고, (장동혁) 당대표는 대여 투쟁에 목숨을 걸고 있다"며 "단식에 나선 건 지금은 안에서 싸울 때가 아니라 외부와 싸워야 한다는 걸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번 24시간 필리버스터에서도 알 수 있듯 통상 안팎에서 들고 일어났을 때 당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건 강경 대여 투쟁 밖에 없다"며 "장 대표가 단식을 통해 진짜 결기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지금 한 전 대표와 관련한 당내 분위기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장 대표의 단식이 한 전 대표의 제명안에 대한 반발을 잠재우기 어렵다는 내부 시각도 감지된다. 당내 다수의 의원들이 한 전 대표 제명 사태에 분노하고 있는 만큼 이를 잠재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에서다.
배현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장 대표가 12·3 비상계엄 사과와 윤석열 시대와의 정치적 절연을 선언 해야한다는 당내 요구와 당무감사위발 논란이 커지자 당대표로 사상 최초로 필리버스터에 나서며 정면돌파를 택했고, 24시간 경신 기록을 세우며 닥친 위기를 잠시 넘겼다"며 "이번 한동훈 제명 사태로 촉발된 성난 여론들이 장 대표가 단식을 한다해서 잠재워질 것 같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단식을 통해 특검법을 실제로 통과시켰을 경우 한 전 대표의 제명안을 다시 처리할 명분이 있을 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윤태곤 실장은 "지금 단식을 하는게 특검법 통과를 위해 당내에 '단합하고 통합'해달라는 것이 아니냐"라며 "이렇게 까지 강경 투쟁을 해서 잠깐이나마 통합을 한 직후, 갑자기 한 전 대표 제명안을 의결하게 되면 그 단합과 통합에 대한 장 대표의 의지가 어떻게 순수하다고 할 수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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