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시안게임 대표라더니’ 대한MMA총협회…가맹 승인 위한 ‘가짜 국대’ 논란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6.01.20 10:36  수정 2026.01.22 11:42

제주도체육회 가입 위해 '제주 출신 2명' 국가대표로 제출

심의위 다음 날 두 선수 빠진 채 국가대표 선발전 정읍서 개최

대한MMA총협회가 지난해 9월 전북 정읍서 개최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MMA 국가대표 선발전 장면. ⓒ 대한MMA총협회

대한MMA총협회(회장 정문홍)가 제주특별자치도체육회에 가입하기 위해 가맹 심의 규정의 예외 조항을 이용, 국가대표가 아닌 선수들을 국가대표로 등재해 조기에 심의를 받고 인정단체 가입 승인을 받아 파장이 예상된다.


데일리안 취재에 따르면, 대한MMA총협회 산하 제주특별자치도MMA총협회는 지난해 9월 10일 제주도체육회에 회원종목단체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제주체육회는 이틀 뒤인 9월 12일 제3차 가입 및 등급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인정단체 가입 심의에 나섰고, 약 2주 뒤 인정단체 가입 승인이 가결됐다.


제주도체육회의 회원종목단체 가입 및 탈퇴 규정(제4조 가입심의 절차 등)에 따르면, 회원으로 가입하고자 하는 단체는 매 회계연도 12월 말까지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도 체육회는 다음 해 3월까지 심의해야 한다.


제주도MMA총협회에 대한 심의는 이보다 빠른 9월에 이뤄졌다. 조기 심사가 가능했던 이유는 ‘전국체육대회 등에 선수 파견 및 훈련을 위한 경우에는 심의시기를 별도로 정할 수 있다’라는 근거가 있었기 때문.


실제로 제주도MMA총협회가 제출한 서류에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국가대표 선수 2명(77kg급 A선수, 65kg급 B선수)이 명기되어 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제주도MMA총협회의 가입 심의위원회가 열린 다음날인 9월 13일, 대한MMA총협회의 주최로 전북 정읍서 아시안게임 MMA 국가대표 선발전이 개최됐다. 이미 국가대표로 발탁된 선수들이 존재하는데도 선발전이 치러진 것. 총협회 측은 대회 후 보도자료를 통해 남자 77kg급, 65kg급 포함 7명의 체급별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았다고 발표했다. 앞서 국가대표로 선발됐던 A와 B선수는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결국 제주도체육회에 제출한 서류는 예외조항을 적용받기 위해 국가대표의 명단을 허위로 작성한 것 아닌가란 의심의 시선이 쏠린다. 만약 국가대표 명단이 허위라면 심의 자체가 무효화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제주도체육회는 지난해 9월 심의 시기를 앞당겨 제주MMA총협회의 인정단체 조건부 가입을 의결했다. 사진은 데일리안이 입수한 제주체육회 제14차 이사회 회의자료.

왜 이와 같은 일이 벌어졌을까.


MMA는 오는 9월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고, 남자부 4개, 여자부 2개 등 총 6개의 메달이 걸려있다.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를 파견하려면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로 등재되어야 하는데, 대한체육회는 아직 가입·등급 심의위원회를 열지 않았고 대국민 사전 공개 검증을 통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체육회에 가입하기 위한 MMA 단체는 대한MMA총협회와 대한MMA연맹 등 두 곳이다.


대한체육회가 요구하는 가입 요건을 살펴보면 ‘시도종목단체의 지방체육회 가입’ 항목이 있다. 대한MMA총협회는 총 3개의 시도단체를 지방체육회에 가입시켰고, 그 중 하나가 제주도체육회다.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제주도체육회 관계자는 “대한체육회 가입 신청이 9월 30일까지라 대한MMA총협회 요청에 의해 심의 시기가 앞당겨졌다. 우리 입장에서는 제주 출신 선수 2명이 국가대표에 선발된 거라 훈련 지원을 위해 조기 심의에 나섰다. 제출한 가입 신청서는 하자가 없었다”며 “다만 대한체육회의 인준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 A와 B 선수를 국가대표라 볼 수는 없다. 그런데 대한MMA총협회가 대한체육회로부터 인준을 받는다면 저들이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조기 심의를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대한MMA총협회는 제주체육회 가입 신청 당시 국가대표 2명을 선발한 상황에서 3일 뒤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렀다. 하지만 대한체육회 인준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대표를 선발할 자격은 애당초 없었다. ⓒ 대한MMA총협회

대한MMA총협회 측 관계자는 “(제주도체육회 가입 신청 당시)A와 B는 국가대표로 올라와있었다. 다만 잦은 부상과 프로 대회 준비로 (국가대표를)못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국가대표가 존재하는데도 제주도체육회 가입 신청 사흘 후 전북 정읍서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른 이유에 대해서는 “국가대표가 꼭 아시안게임만 출전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국제대회에 내보내야 하니 선발전을 거친 것이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기념해 (대회를 개최한다는)의미였지, 이들이 100%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는 것은 아니었다”라고 전했다. 이 설명대로라면 정읍 대회는 국가대표 선발전이 아님을 뜻한다. 하지만 당시 대한MMA총협회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정읍서 열린 대회의 명칭은 ‘2026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이라 명기되어 있다.


이어 “프로 파이터인 A와 B가 출전한다면 다른 선수들과의 기량 차이로 인해 결과가 빤하다. 대회에 참가한 관장님들이 항의할 게 분명하고 출전 선수들의 기권도 속출했을 것이다. 그래서 A와 B를 제외하고 대회를 열었다”라고 설명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의 의미가 해당 종목서 최고의 기량을 가진 이들을 뽑는 것임을 상기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더군다나 대한MMA총협회는 애초에 국가대표를 선발할 자격도 없었다.


국가대표선수란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또는 경기단체가 국제경기대회에 우리나라의 대표로 파견하기 위하여 선발, 확정한 사람(국민체육진흥법 2조 4의2항)을 말하며 경기단체는 대한체육회나 대한장애인체육회에 가맹된 법인이나 단체 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지정하는 프로스포츠 단체(2조 11항)를 일컫는다. 대한체육회는 아직 MMA단체에 대한 인준을 확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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